
경동도시가스는 신도여객이 30일까지 최소 1억원을 납부하지 않으면 오는 31일 오전 6시30분부로 CNG 공급을 중단키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경동도시가스는 신도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납기 연장 등 협조에도 불구하고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악성 채권 추가를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공급을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운영난을 겪고 있는 신도여객은 지난해 11월 기업회생에서 배제됐고 매각도 지연되는 등 경영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기존 채무 15억5000만원에 7월 중 지급해야 하는 5월 연료비 등 경동도시가스에 대한 채무가 20억8000만원에 육박한다.
신도는 그동안 매일 발생하는 운송수익금으로 연료비를 지급해 왔지만 최근 퇴직자들이 수억원대의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며 운송수익금 계좌를 압류하면서 지난 15일부터 연료비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연료 공급이 중단되면 8월1일부터 신도가 운영하는 10개 노선(104, 214, 401, 415, 417, 712, 743, 5003, 1127, 5005번)은 파행 운행이 불가피하다. 10개 노선 중 8개는 시간대를 조정할 수 있고, 1127번 노선은 다른 노선을 조정해 공백을 메울 수 있지만 5005번 노선은 대체가 불가능하다.
경동도시가스의 연료 공급 중단 통보에 대해 시는 신도를 포함한 6개 지역 시내버스 업체가 연대 보증을 체결해 채권 회수가 가능한데도 시민들의 발을 묶는 극단적인 조치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내버스 업계에서는 연대보증으로 나머지 회사의 존립까지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시가 나서 사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신도가 이번 위기를 넘긴다고 사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향후 퇴직자들이 회사의 운송수익금 계좌를 계속 압류할 경우 연료비 문제로 운송 중단 사태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신도가 파산하게 되면 연대보증을 선 나머지 5개 업체에 20억원대의 부채가 넘어가 업계 전체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시내버스 업계 관계자는 “신도가 파산하는 걸 바라는 건 아니지만 신도 때문에 피해 보는 것 역시 원하지 않는다”며 “울산시가 밀린 연료비를 주지도 않겠지만 다른 업체도 부채를 갚는 중이라 여유가 없어 사태가 커질 경우 다른 업체로 피해가 확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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