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연장과 단체간 정책 목적·취지 상충

사업 본연의 목적은
공연장 가동률 높이는데 있어
한장르 한곳서 수년 선보이면
관객 줄고 공연장 인지도 하락
연달아 사업 신청 자제해야
공연장-단체 원활한 대화로
사업 방향성 제대로 수립 필요
공연장상주단체지원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공연장과 단체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사업의 방향성을 제대로 수립하고, 시녀지 효과를 높여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울산지역에서는 총 3개의 공연장이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중구문화의전당(3개 단체), 북구문예회관(1개 단체), 꽃바위문화관(1개 단체) 등이다.
올해 공모사업 결과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다수의 공연단체가 중구문화의전당을 선호하고, 공연장 현장 평가에서도 중구문화의전당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역 공연장 관계자는 “중구문화의전당은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공연장인 만큼 규모나 시설 면에서 다른 구·군 공연장에 비해 좋은 조건을 자랑한다. 그런데 이 사업 본연의 목적은 가동률이 떨어지는 공연장의 가동률을 높이는 데 있다. 심사할 때 이를 충분히 고려해 지역 공연장별 단체 안배에도 신경을 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상주사업은 공연장과 예술단체가 공연장 가동률 및 단체의 창작역량 향상을 목적으로 상호간 협약을 맺고, 공모를 신청하면서 시작된다. 공연장과 단체가 함께 평가를 받아 한 단체당 연간 8000만원~1억원 가량이 지원된다. 문제는 일부 공연장 관계자가 예술가의 입장이 아닌 관리자의 입장에서, 또는 창작자가 아닌 유통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사업에 접근하면서 비롯된다.
사업 초기부터 이 사업과 함께 했지만 운영관리 평가 등을 이유로 사업 중단을 선언한 공연장 관계자는 “지역 예술단체 역량 강화, 지역 공연문화 활성화 등 사업의 목적과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수익성을 떠나 지역 공연장이 가진 의무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한 장르의 단체가 장기적으로 같은 레퍼토리 공연을 수년간 한 곳에서 선보이면 어떻게 될까. 관객 수는 줄고, 공연장 인지도는 오히려 떨어진다. 공연단체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사업에 참여하면 좋겠지만, 다른 예술단체의 참여 기회 확보를 위해서라도 연달아 사업을 신청하는 것은 자제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연장과 공연단체가 느끼는 정책의 목적이 크게 상충되기도 한다.
공연장의 경우, 창작역량과 자생력 이외에 공연장의 인지도 향상과 지역주민의 참여, 가동률, 지역사회 파급 등에 더욱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공연장 관계자는 “제일 중요한 것은 역량 있는 단체가 들어오는 것이다. 일단 공연이 볼만해야 한다. 상주단체가 공연장 수준을 조금이나마 올려주는 역할을 해주길 원한다. 그렇게 되려면 공연장과 상주단체 간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