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또 인상…20개월만에 1%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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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또 인상…20개월만에 1%대로
  • 김창식
  • 승인 2021.11.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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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1%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파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0%대까지 떨어트린 기준금리가 20개월 만에 다시 1%대로 올라섰다. 경기 방어 차원에서 돈을 풀며 1년 8개월 동안 주도한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뜻이다.


◇초저금리 시대 “막 내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1.00%로 0.25%p 인상했다. 지난 8월 이후 3개월만에 또다시 올린 것이다.

금통위는 지난해 3월16일 코로나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을 단행했고,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를 통해 2개월 만에 0.75%p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이후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지난 8월 마침내 15개월 만에 0.25%p 인상하고, 이날 0.25%p가 더해졌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또다시 올린 것은 그동안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부작용 등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가 커지는 데다 가계대출 증가, 자산 가격 상승 등 ‘금융 불균형’ 현상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6월부터 6개월 연속 2%를 웃돌다가 마침내 10월(3.2%) 3%를 넘어섰다. 이는 2012년 1월(3.3%)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9월 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 신용(빚) 잔액(1844조9000억원)도 역대 최대 규모다. 금융감독 당국과 금융기관의 다양한 가계대출 억제 대책에도 불구, 3분기에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36조7000억원이나 더 불었다.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다시 올렸지만 아직 통화정책이 본격적인 긴축 기조로 돌아서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최근의 기준금리 조정을 완화적 통화정책의 ‘정상화’ 과정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과 시장은 내년 1분기, 1월이나 2월 중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p 한 차례 더 올리고, 하반기에도 한두 차례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앞으로 국내 경제의 경우 수출과 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민간소비 회복세가 강화될 것”이라고 경기를 진단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와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과 동일한 4.0%와 3.0%로 유지했다.



◇가계 빚 1845조원 이자부담 내년엔 더 커질듯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의 금융기관의 조달 비용도 늘어나 가계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내년 수 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다중채무자나 20·30 세대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금리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 등 타격이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한은의 ‘가계신용(빚)’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44조9000억원, 이 가운데 카드 사용액(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만 1744조7000억원에 이른다.

한은은 앞서 지난 9월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기준금리가 8월 0.25%p 인상에 이어 연내 추가로 0.25%p 더 오르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2020년 말과 비교해 5조8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대출자 1인당 연이자 부담도 지난해 말 271만원에서 301만원으로 30만원 불어난다.

이날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이어 시장의 예상대로 내년 두세 차례 더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 상승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준금리가 너무 빠르게 오르면 경기 위축, 가계 이자 부담 급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이날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0.00~0.25%)와 격차는 0.75~1.00%p로 커졌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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