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문화재단·고래문화재단 수장 잇단 사퇴, 선거판 합류 전망…문화정책 독립·지속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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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문화재단·고래문화재단 수장 잇단 사퇴, 선거판 합류 전망…문화정책 독립·지속성 우려
  • 홍영진 기자
  • 승인 2022.02.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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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9일 대통령선거와 6월1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문화재단과 고래문화재단의 실질적 수장들이 잇달아 사퇴서를 내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두 수장은 모두 임기만료 전 사퇴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대선 및 지방선거에서 모종의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두 재단이 광역 및 기초지자체의 문예정책 컨트롤타워로서 최소한의 독립성도 갖추지 못한 채 행정과 정치의 그늘 안에서만 맴돈다는 비판이 흘러나오고 있다.

전수일 울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잔여임기를 8개월 남겨둔 상황에서 지난달 말 사직서를 냈다. 후임 선임을 위해 울산시는 이달 초 모집공고를 냈고, 신청서를 낸 2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서류 검토 및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결과 김정배 문화도시울산포럼 이사장이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그에 대한 신원 조회가 진행 중이다. 예정대로라면 신임 대표이사의 임기는 3월2일 시작된다. 시는 조만간 최종 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전수일 대표이사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현 송철호 울산시장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다. 2018년 말 재단 대표이사가 된 이후에는 민선7기 시정과 송시장의 활동을 SNS에 공유해, 지역문화를 대변하는 문화재단이 언제부터 울산시의 홍보기관이 됐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전 대표이사는 사퇴 이후 행보에 대해 직접적 언급을 피했으나,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동남권 메가시티와 관련한 지역문화 미래를 위해 어떤 형태로든 ‘보좌’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올바른 대안이 무엇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라고 해 ‘선거판에서의 역할론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울산 남구의 고래문화재단에서는 박기성 상임이사가 1년여의 임기를 남겨둔 채 지난 21일 사퇴했다.

김기현 울산시장 당시 비서실장 출신인 박 상임이사는 3월9일 대통령 선거일까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위한 선거운동에 전력을 투구하는 한편 대선 후 국민의힘 남구청장 선거 경선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박 상임이사는 최근 정치권에서 “남구청장 도전은 대선 이후에 생각할 일”이라며 “윤석열 후보로 정권교체를 위해 미약한 힘이지만 사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상임이사의 사퇴는 지난해 8월 임기 2년의 상임이사로 취임할 당시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지역문예계에서는 본격 선거운동 전에 남구를 기반으로 공식적 활동기반을 마련하고, 조금씩 보폭을 넓혀나가기 위한 방편으로 고래문화재단을 잠시 거쳐가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취임 이후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도 “정치를 그만둘 수도 없고, 그만 둘 생각도 없다”고 발언해 그 같은 지역여론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지역 한 문예단체 관계자는 “문화예술기관 인선이 정권의 입맛따라 흔들리고, 선거판 앞에서 요동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어 안타깝다”라고 했다. 이어 “정책의 지속성과 전문성이 문화도시를 만들 수 있다. 당장에는 대선과 지방선거 각 후보의 문화공약을 살펴 무엇이 최선인지 가려내겠다”라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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