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일보기획 ‘울산화첩’이 다시 시작됐다.
울산화첩은 울산의 문영, 최종국 두 원로 예술가가 한 달에 한 번씩 울산곳곳 특정의 장소를 선택한 뒤 글을 쓰고 그림을 완성해 지면에 소개하는 것이다.
2018년 울산화첩은 ‘울산을 그리고, 세상을 읽는다’라는 주제로 연재됐다.
코로나19의 터널을 지나 무려 4년여 만에 부활한 울산화첩은 ‘울산의 풍경과 삶’이라는 또다른 주제로
지난 15일자부터 시작했다.

지난주 어느날, 태화강국가정원에서 두 원로작가가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했다. 다음 회차에 소개할 공간이 바로 생명의 기운이 그득한 태화강국가정원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다시 시작된 울산화첩 작업이 삶의 의욕이 되었다고 들려줬다.
문 시인은 “첫 회 보도 이후에 전화를 많이 받았다. 고갈된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이다. 4년 전에는 풍경 위주로, 겉으로 보여지는 현상학적으로 글을 썼는데 올해는 공간에 대한 주제를 앞세워 눈을 통해 마음으로 느끼는 사유의 미를 은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정적인 그림에 글로써 동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사람들 마음을 치유하고 위안을 건네는 것으로 보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문 시인은 그 동안 암 진단을 받아 수술을 해야했다. 무엇보다 코로나 시기와 겹치면서 심적 부담감이 적지않았다.
문 시인은 “삶을 돌아보게됐다. 이제는 내가 가진 것을 내놓고 베풀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사는 인생, 좋은 일을 많이 하라는 뜻인 것 같다. 글을 쓰는 사람이니, 좋은 글을 쓰는 것이 내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종국 화가는 “간간이 전화로만 연락을 했을 뿐, 대면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갔다. 문시인을 만나니 정말 반갑고, 또 고마운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울산화첩’을 다시 하게 돼 얼마나 기쁜 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지난 연재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놨다.
최 화가는 “지난번 연재는 마무리를 제대로 못한 채 끝났다. 두 영역의 예술작가가 공동의 작업을 한다는 건 생각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런만큼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우리 사는 ‘울산’을 주제로 하지 않나. 좀 더 오래 지속되어 책 출간으로 이어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이어 “원래는 수묵이 전문인데, 독자들을 위해 색(色)의 기운이 느껴지는 수묵담채로 완성한다. 태화강국가정원 역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두 원로작가가 보고 느낀 ‘울산화첩’ 글과 그림은 5월 중순 지면을 통해 소개될 예정이다.

문영 시인은 심상 신인문학상(1988)을 받았고 울산오영수문학관 지도교수로 있다. 시집 <소금의날>, 비평집 <변방의 수사학>, 산문집 <발로 읽는 열하일기> 등을 냈다.
최종국 화가는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했고, 울산예술작가회 및 호연지기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해인사 ‘수묵 산문에 들다’ 등 개인전 8회, 단체전 360여회를 치렀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