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작업에 참여한 서경문화재연구원에 따르면, 고려시대 유적에서 이처럼 온전한 형태의 제기가 다량 출토된 것은 처음이다.
제기의 제작 시기는 10세기 후반에서 11세기 초반 사이로 판단됐다. 제기 높이는 30~34㎝이다.
유물은 중국 송나라 때 문헌인 ‘삼례도’와 ‘고려도경’에서 확인되는 보와 궤다.
보는 벼와 조를 담는 그릇으로, 바깥쪽은 네모지고 안쪽은 둥근 형태다. 궤는 기장을 담는 그릇이며, 보와 반대로 바깥쪽이 동그랗고 안쪽은 사각형이다.
제기 외에도 가마 안에서 도자기에 불길이 직접 닿지 않도록 씌우는 큰 그릇인 갑발이 나왔다.
서경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고려 도자는 물론 왕실 통치철학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며 “유교 이념으로 국가를 통치한 고려 왕실은 제사를 지낼 때 도자 제기를 사용했고, 1059년에는 제기도감이라는 관청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전상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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