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시작 추정 9번 탱크
화학물질 굳어 진입불가
사고원인 규명도 어려워
유사사고 재발 우려 고조
화학물질 굳어 진입불가
사고원인 규명도 어려워
유사사고 재발 우려 고조

울산해양경찰서는 지난해 9월 대형 화재·폭발사고가 발생했던 2만5881t급 석유제품운반선 스톨트 그로이란드호의 합동감식 결과 사고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6일 밝혔다.
해경은 앞서 지난해 11월12일 동부소방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6개 유관기관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했다. 당시 합동감식반은 폭발이 발생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9번 화물 탱크와 주변 갑판, 인접 화물 탱크를 집중적으로 살폈지만 정작 9번 화물 탱크 안으론 진입을 하지 못했다.
해경은 9번 탱크 내부에 적재돼 있던 화학물질 스티렌 모노머(SM)가 굳어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명확한 사고원인 규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경은 합동감식 당시 사고가 발생한 9번 탱크 내부로 진입이 불가능함에도 사고 원인 규명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원인 규명을 못하고 있다. 추가 감식도 예정돼 있지 않아 결국 스톨트 그로이란드호 화재·폭발사고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채 미상으로 종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선원들을 대상으로 한 과실여부 수사는 아직 진행중이다. 해경 관계자는 “합동감식 결과와 별개로 선원들을 대상으로 한 수사는 아직 진행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사건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선주사 측은 지난 4~5일 선박에 남아있던 약 890t의 선박용 벙커C유를 하역했다. 선주사 측은 하역한 벙커C유를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선박에 남아있는 화물은 9번 탱크 내부에 고체화된 SM 일부분이 전부다.
폭발·화재사고와 관련한 피해 산출도 마무리돼 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관기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현재 파악된 직·간접 피해 규모는 당초 알려졌던 300억원보다 더 많은 약 6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폭발로 피해를 입은 울산대교와 사고 현장 인근 조선업체, 화주 등이 청구한 피해금액에 선박 피해금액까지 합친 금액으로 알려졌다.
다만 선박이 언제 출항할 수 있을 지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선주사 측에서 선박을 수리할 지 아니면 폐선처리할 지를 놓고 고심중이란 게 해수청의 설명이다.
해수청 관계자는 “해가 바뀐 만큼 빠르게 선박을 출항시킬 수 있게 관계자들과 협의중”이라면서 “선주사 측이 선박을 수리할 지 폐선을 할 지 여부를 결정하면 선박의 최종 목적지가 정해진다. 선박은 자체적으로 운항이 불가능한 상태라 예인선이 선박을 끌고 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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