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오전 울주군 진하해수욕장. 아침 이른 시간부터 살수차들이 태풍의 여파로 해변가 도로에 쌓인 모래와 퇴적물들을 치우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또 해변 한 쪽에서는 모래를 실은 대형 덤프트럭들이 수시로 모래를 실어날랐다.
해변에 가까이 가니 태풍에 떠밀려 온 나뭇가지와 해초, 캔, 폐비닐봉지 등이 잔뜩 쌓여 있고, 목재데크는 파손된 채 널브러져 있었다. 특히 태풍 여파로 해안 침식과 모래 유실로 해변의 소나무들은 밑동 뿌리까지 다 드러나 있었다. 일부 소나무는 쓰러진 채 방치됐다.
지난 6일 울산 등 동남권을 관통한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여파로 진하해수욕장은 마치 폭격을 맞은 듯 했다.
인근 횟집의 한 상인은 “큰 태풍이 올때 마다 (침식, 모래유실)이랬는데, 올해는 진짜 심각하다”며 “해마다 대책을 세운다고 했는데 그때뿐이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진하해수욕장은 대형 태풍이나 큰 너울성 파도가 올 때마다 해안 침식과 모래유실, 이에 따른 피해복구와 양빈 작업(유실된 모래를 인공적으로 채우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울주군은 해마다 수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나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이다.
2017년에는 회야강 하구의 퇴적과 진하해수욕장의 침식 반복을 막기 위해 명선도 앞바다에 길이 80m의 인공구조물(지오튜브)도 설치했으나 큰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군은 진하해수욕장 뿐 아니라 서생 나사해안의 침식 현상을 막기 위해 2016년에 나사해안에 이안제를 설치했으나, 이후 오히려 침식이 심화된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성환 군의원은 “단기적으로는 모래가 도로나 상가쪽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2018년에 마산항에 설치된 차수벽(높이 2m, 길이 200m)을 도입하거나, 올해 초 명선도 쪽 해변가에 설치한 옹벽형 벤치를 진하해변쪽으로 확대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해양수산부에서 수립한 연안정비기본계획(2020~2029년)을 변경 신청하고, 이후 용역을 통해서라도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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