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리두기 해제로 3년 만에 전면 등교를 실시하고 있는 울산지역 대학생들이 고물가로 인한 생활비 부족과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로 아르바이트에 내몰리고 있다.
본지가 13일 울산대학교 재학생 50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의 평균 한달 생활비는 60만원을 상회했다. 용돈을 받는 학생들은 40만원 가량을 받는다고 답했는데 그 차액만큼은 알바를 통해 보전한다는 설명이다. 높은 생활비에 이성 교제는 남의 말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대학생들의 생활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식비로 생활비의 50% 이상이다. 학생들은 식비를 아끼기 위해 인근 식당을 가지 않고 학생식당을 많이 찾고 있다. 또 대학교 예산으로 지원하던 1000원 조식 식사가 지난 1일부로 종료되면서 식대를 더 부담해야 돼 아침을 거르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부산, 대구 등 타지에서 통학을 하는 학생들은 교통비 부담까지 안고 있다. 부산에서 통학하는 박주성(20·부산 금정구)씨는 “한 달에 교통비가 25만원이 나와 알바비는 교통비로 다 쓴다. 평일 알바를 하나 더 구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자취를 하는 경우는 월세와 관리비를 포함해 100만원 이상을 지출해야 된다. 이는 직장인 평균 생활비(2021년 116만원)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자취생 이지홍(25)씨는 “물가도 많이 올라 부모님께 손을 벌리지 않고서는 취업 준비에 어려움이 있다”며 “월세에 생활비에 학원비 등을 포함하면 100만원이 넘어 알바를 의무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더욱이 취업준비생이나 고학년들은 값비싼 어학시험 응시료와 각종 자격·기사 시험 응시료도 마련해야 돼 취업준비와 알바를 병행하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
취업에 필수라고 불리는 토익(4만7000원), 토익스피킹(8만4000원) 등의 응시료도 부담인데 각종 어학시험이나 자격시험들의 응시료도 올리는 추세라 취업 스펙을 만들기 위한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김홍윤(25·울산 남구)씨는 “청년의날(9월17일)에 행사보다 토익 응시료 할인권을 주는 등 청년·취준생이 피부로 느낄만한 정책이 더 절실하다”고 말했다. 오상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