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 위기 울산 SMR 사업 앞날은]1단계 성과·2단계 민자 확보, 국비지원 중단되면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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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초 위기 울산 SMR 사업 앞날은]1단계 성과·2단계 민자 확보, 국비지원 중단되면 무용지물
  • 이춘봉
  • 승인 2022.09.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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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는 지난 2019년부터 UNIST와 함께 납냉각고속로(LFR) 방식의 SMR 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4년간의 연구 개발을 통해 소기의 성과를 거뒀고, 2단계 사업 추진을 위한 민간 자본 투자도 확보했다. 하지만 국비 지원이 중단될 경우 2단계 사업은 추진이 불가능해지고, 울산 주력 산업인 조선해양 산업의 저탄소·무탄소화도 요원해진다. 이런 사실은 정부 유관부처에서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시는 국회 증액 단계에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 개념설계 개발

시는 지난 2019년 4월부터 ‘핵연료 무교체 전수명 해양용 원자로 개념설계 핵심 기술 개발 연구 사업’을 UNIST와 함께 진행 중이다. 국비 30억원과 시비 6억원, 민자 2억4000만원을 투입해 올해까지 사업을 수행한다.

이 사업은 전체 과정의 1단계로 초소형 원자로인 ‘마이크로 URANUS’의 내부 구조를 설계하는 과정이다.

연구 결과 원자로 하단의 직경은 2.2m, 상단 직경은 3.7m, 높이는 12.9m로, 필요 면적은 300㎡에 불과하다. 원자로 용기 하부에 노심이 위치하고 상부에 증기발생기가 들어선다. 납-비스무스 냉각재의 우수한 자연순환 능력을 이용해 출력 50%까지 운전할 수 있으며, 상회하는 출력 영역에서는 격납용기 외부 하단에 부착된 전자기펌프가 작동해 100%까지 가동이 가능하다.

세계 최초로 13%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해 설계수명 40년, 최대 60년 가동이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납냉각고속로 방식이다. 이미 내방사능 시험 1단계를 통과했고, 조만간 목표치까지 실험을 완료할 예정이다. 미국 MIT 원자로에서 중성자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표준설계 통해 인허가 추진

1단계 개념설계가 올 연말 마무리되는 만큼 내년부터 5년간 2단계 사업인 ‘표준설계 및 사전 인허가 심사 연구 개발 사업’에 들어가야 한다.

표준설계에서는 원자로 내 핵연료 연소 성능 시험과 해양 원자력 수소 생산 구조물 안전성 평가 등 표준설계를 개발하고 최종 안전성 평가 보고서를 작성하게 된다.

시는 표준설계가 완료되면 핵연료 교체 없이 40년간 가동하는 납냉각고속로 방식의 초소형 해양 원전을 세계 최초로 인허가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혁신적 안전성과 친환경성, 핵 비확산성 등으로 지속 가능한 원전에 대한 국민 신뢰가 강화되고, 전수명 주기 통합 표준설계로 지속 가능한 원자력 산업 표준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해양에 설치·운영해 부지·송전선 관련 민원도 해소할 수 있다.

2단계 표준설계에 들어가려면 국비 225억원, 시비 21억2500만원, 민자 203억7500만원 등 총 사업비 450억원이 필요하다. 사업비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민자는 대기업 등 7개사에서 이미 참여 의향서를 접수했다. 국비만 확보하면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실증 통해 2032년 이후 상용화

3단계 사업은 실증로 건설 및 운영 단계로 2028년부터 4년간 진행된다. 해양 실증용 초소형 원전에 대한 건설허가를 취득하고 건설·운용하는 단계다. 추정 사업비가 5200억원에 달하지만 UNIST를 중심으로 산학연 컨소시엄을 구성해 100% 민자로 추진하는 만큼 추가 국비는 필요하지 않을 전망이다.

3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4단계인 사업화 단계에 들어가 단기적으로는 해양 원자력 수소생산 플랜트 건설, 장기적으로는 원자력 추진 무탄소 선박에 활용하게 된다.

이미 1단계 사업을 통해 사업의 물꼬를 텄고 유의미한 결과도 도출한 상황이다. 향후 5년 동안 매년 국비 45억원씩만 투입하면 추가 국비 부담이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내년도 국비를 확보하지 못하면 단순히 2단계 표준설계 사업이 지연되는 것이 아니라 사업 자체가 좌초된다”며 “지역 국회의원과 소관 상임위 의원들을 설득해 반드시 국비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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