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한 번 충전으로 600㎞ 이상 달릴 수 있는 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 한번 충전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간 뒤에도 배터리 용량이 절반 가까이 남는 수준이다.
UNIST는 에너지화학공학과 서동화 교수·김동연 박사 연구팀이 포스텍 화학과 박수진 교수·통합과정 조성진 연구팀과 공동으로 오래 쓸 수 있는 무음극 이차전지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이차전지는 충전과 방전을 거듭할 때 리튬이온이 드나들면서 음극재 구조를 바꾼다. 이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이차전지 용량이 줄어들곤 했다.

연구팀은 음극재 없이 음극 집전체만으로 충·방전이 가능하면 이차전지 용량을 결정짓는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는 데 주목했다.
다만 이 경우 리튬을 안정적으로 저장하는 저장체가 없어 음극 부피가 크게 팽창해 이차전지 수명이 악화된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온 전도성 기판을 더해 무음극 이차전지를 통상 사용하는 카보네이트 용매 기반 액체 전해질에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 이차전지는 고용량, 고전류밀도로 오랫동안 높은 용량을 유지했고 리튬을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화된 이차전지보다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40% 높아 1회 충전으로 450㎞ 주행할 수 있는 일반 전기차보다 긴 630㎞를 달릴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포스텍 박수진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고용량 배터리를 오래 유지할 수 있고 음극재가 없기 때문에 폭발하거나 화재 발생이 없는 배터리를 구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펑셔널 머티리얼스’에 실렸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