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로 활용 티켓 싹쓸이…암표거래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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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 활용 티켓 싹쓸이…암표거래 기승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2.09.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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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가수의 콘서트나 인기 있는 공연의 티켓을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대량으로 구매하고 웃돈(프리미엄)을 얹어 판매하는 온라인 암표 거래가 성행해 시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매크로를 이용한 암표상을 처벌할 수 있는 관련 근거도 명확하지 않아 법적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오는 10월29일 울산 중구 동천체육관에서 열리는 나훈아 콘서트 티켓 예매가 지난 27일 예매 시작 3분만에 전좌석이 조기 매진됐다. 이에 예매를 못한 시민들은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표라도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가격이 이미 천정부지로 솟아 망설이고 있다.

R등급의 좌석의 정가는 16만5000원이지만 28일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티켓의 가격은 적게는 23만원에서 많게는 35만원까지 2배 이상 높은 가격에 올라와 있다. 한 판매자의 거래 내역을 보면 판매 중인 자리 외에도 다른 10개의 자리를 더 판매하고 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 웃돈을 얹어 판매하고 있는 자리들은 대부분 암표상들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대량으로 구매한 것이다. 매크로란 컴퓨터 내 여러 명령을 묶어 하나의 명령으로 만든 것이다. 가령 새로고침, 예매 시작, 자리 선택, 결제까지 필요한 모든 과정을 하나의 단축키로 묶어 클릭 한 번에 모든 과정을 자동으로 할 수 있다. 여기에 자동 반복 기능까지 추가한다면 24시간 내내 컴퓨터가 스스로 예매를 하는데 사람의 능력으로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다.

암표를 제재하는 수단은 있다. 경범죄 처벌법상 처벌이 가능하다. 하지만 공연장, 경기장 등 현장에서 파는 행위만 단속이 가능해 온라인상에서의 거래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아 허점이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온라인 암표 거래 신고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암표 거래 상황·정황을 단속하는 것이 아닌 매크로 프로그램의 사용 여부를 단속한다. 매크로를 이용한 것이 드러나면 업무방해죄로 경찰에 인계되고 경찰 조사 중 타인의 계정을 이용한 게 적발되면 추가적으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추가된다.

하지만 매크로를 이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

더군다나 이미 거래가 끝나 판매자가 해당 게시글을 삭제하게 되면 더 이상 추적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역시 소비자가 신고를 하지 않으면 단속망을 피해 갈 수 있게 돼 제재가 힘들다.

이에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매년 반복되는 온라인 암표 거래와 매크로 관련 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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