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주상복합 부지에 일부 포함된 야음상가시장 적막감만…철거대상‘딱지’에 오던 손님도 발길 돌려
상태바
재개발 주상복합 부지에 일부 포함된 야음상가시장 적막감만…철거대상‘딱지’에 오던 손님도 발길 돌려
  • 강민형 기자
  • 승인 2022.10.19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남구 야음상가시장이 민간사업자 주상복합 건축 부지에 포함된 이후 시장을 찾는 사람이 크게 줄어들면서 시장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 1976년 문을 연 뒤 46년 간 자리를 지킨 울산 남구 야음상가시장이 민간사업자의 주상복합 건립 건축 부지에 포함되며 침체를 겪고 있다. 남구도 대안 마련에 나섰지만 명확한 대책을 내놓기 어려워 상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야음시장 사거리에 위치한 야음상가시장 동문.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적막감이 감돌았다.

야음상가시장 일부가 지난해 한 건설사가 추진하는 주상복합 건립 건축 부지에 포함되면서 골목 한켠이 텅 비었기 때문이다.

해당 부지는 남구 야음동 815­3 일대로, 3개 동 규모의 주상복합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해 9월께 남구에 사업계획이 접수돼 건축 심의가 진행 중이다.

이를 포함해 야음상가시장 주변에서 재건축사업 등이 진행·접수된 곳만 6~7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일대 주민들이 상당수 빠져나간데다 남은 주민들마저도 ‘철거대상건물’ 딱지를 보고 야음시장 전체가 철거대상에 들어간 줄 아는 경우도 많다.

길필종 야음상가시장 상인회장은 “장을 보러 왔다가도 주변에서 발생하는 소음·먼지에 돌아가거나 발걸음을 끊은 손님들이 많아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라며 “이미 (사업 대상지에 포함된)상가의 반은 철거됐고 나머지 반은 11월에 철거예정으로 안다”고 밝혔다.

때문에 30~40년 자리를 지키며 장사한 평균연령 65세의 상인들은 매출·방문객이 10분의 1로 크게 감소했지만 떠날 곳도, 떠날 수도 없다고 호소한다.

남은 상인들은 현상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주상복합 건축이 완료될 때까지 걸리는 3~5년동안 버티기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야음상가시장 상인회 회원은 120명 가운데 60명만 남은 상태다. 남구에서 진행하는 전통시장 연계 민관합작 배달앱도 참여 업체 30곳 가운데 28곳이 빠져나간 상황이다.

남구는 심의가 진행 중인 주상복합과 야음상가시장의 상생 방안 모색을 위해 울산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자문을 신청한 상태로, 건축 심의가 끝나면 허가 등 추후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남구 관계자는 “지자체 차원에서는 최대한 시장을 고려해 공존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관련 내용을 검토·논의하고 있다”면서 “시행주체가 민간사업자라 상인들과의 협의를 권장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현장사진]울산 태화교 인근 둔치 침수…호우경보 속 도심 곳곳 피해 속출
  • [송은숙 시인의 월요시담(詩談)]류인채 ‘이끼의 시간’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울산의 小공원 산책하기](3)겉과 속은 달라-애니원공원
  • 폭우에 단수까지…서울주 3만5천여가구 고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