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귀금속 촉매를 대체할 물질로 주목받는 ‘탄소 기반 촉매’의 반응 원리를 설명한 연구가 나왔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물리학과 최근수 교수가 전기화학 반응을 촉진하는 탄소 기반 촉매의 이론적 원리를 밝혔다고 2일 밝혔다.
탄소의 결함(질소 도핑 또는 탄소 공백)과 구조적 유연성, 화학 반응이 맞물려 백금 같은 귀금속 없이도 촉매 활성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최 교수는 “귀금속이 포함되지 않은 탄소 기반 촉매의 효율성과 내구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탄소 기반 촉매에 결함을 도입하는 지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수전해 수소 생산이나 금속-공기 이차전지, 수소 연료전지 등은 ‘산소 환원 반응’이 필요하다. 이 반응은 산소와 수소, 또 전자가 만나 물이 되는 과정인데, 촉매 없이는 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촉매 성능이 뛰어난 백금을 사용하지만 비싸고 내구성도 떨어져 대안이 필요했다.
탄소 기반 촉매는 유력한 대체 물질로 현재 촉매 효율성과 내구성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탄소 기반 촉매가 전기화학 반응을 촉진하는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탄소의 독특한 구조적 특성에 주목하고 탄소 기반 촉매가 반응을 활성화하는 원리를 규명했다.
탄소의 구조는 크게 두 종류다. 그래핀이나 흑연처럼 3개의 결합을 가지는 ‘2차원 평면 구조’와 다이아몬드처럼 4개의 결합을 가지는 ‘사면체 구조’다. 2차원 구조의 탄소는 새로운 결합을 형성할 때 3차원 사면체 구조로 변형된다. 이때 높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런 높은 에너지는 탄소의 새로운 결합을 방해하는 장벽이 되고 탄소 물질의 낮은 반응성으로 이어진다.
최 교수는 양자 역학 기반의 계산을 수행해 결함이 탄소의 구조적 유연성을 높이는 덕분에 탄소의 구조 변형에 필요한 에너지 장벽을 낮추고, 촉매 반응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최 교수는 “기존 연구에서 주로 다뤘던 ‘국지적이고 정적인’ 전자구조 특성뿐만 아니라, ‘비국지적이고 동적인’ 구조 특성도 흡착 반응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찾아냈다”며 “이 결과는 전기화학 촉매 반응에 국한하지 않고 탄소 물질의 일반적 화학 반응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