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산환경공단 신설’ 놓고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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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울산환경공단 신설’ 놓고 고심
  • 이춘봉
  • 승인 2022.11.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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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환경 기초시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 중인 울산환경공단 신설을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설립의 필요성에는 내부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방침에 따라 공공기관 규모를 축소 중인 시의 정책 기조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3일 시에 따르면, 민선 7기 후반기 시는 울산환경공단 설립을 추진했다.

이에 시는 지난해 5월 지방공기업평가원을 통해 울산환경공단 설립 타당성 검토 용역을 실시했다. 용역 결과 울산환경공단 설립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BTO 협약 기간 등을 고려해 1단계로 하수 처리시설 5곳과 하수 연계 폐기물 처리시설 1곳 등 6곳을 대상으로 우선 공단을 설립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후 민선 8기가 출범한 뒤 시장의 방침에 따라 추후 절차를 진행키로 했고, 김두겸 시장은 지난 9월 공단 설립과 관련해 결재를 마쳤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내년 공단 설립을 위해 이직 대상 설명회, 개인별 컨설팅 등 후속 절차가 진행돼야 하지만 공단 설립 작업은 사실상 중단 상태다.

이는 시가 추진 중인 공공기관 조직 개편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시는 공공기관의 몸집을 줄인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공공기관 통폐합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13개의 공공기관을 9개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공공기관을 조성한다는 게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다분하다.

현재 근무 중인 인력의 재배치 문제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공단을 설립하려면 기존 근무 중인 기능직 공무원 등을 공단 직원으로 이직시켜야 하는데, 직원 상당수가 공단으로의 자리 이동을 꺼리고 있다.

여러 문제에도 시는 환경 기초시설 관리 업무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서는 공단 설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시는 공단 이직 대상 공무원 중 순환보직이 아닌 80여명의 노하우 사장을 우려하고 있다.

순환보직제 전환 이후 들어온 신규 직원은 일정 주기에 따라 본청으로 전입·전출하기 때문에 수십년간 근무한 순환보직 비대상 공무원들의 노하우 전수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공단 신설 없이 숙련된 공무원들이 퇴직할 경우 관리 체계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일단 조직 진단 작업이 끝난 뒤 울산환경공단 설립 문제를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며 “공단을 신설하거나, 울산도시공사·울산시설공단 등에 업무를 분산시키거나 현행 체계를 유지하는 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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