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오후 8시 태화강변. 가로등 불빛 사이로 사람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다. 인도 옆 풀밭에는 반려견들과 산책을 나온 이들이 잠시 쉬거나 반려견들을 목줄 없이 풀어놓고 있다.
일부 산책 나온 견주들과 반려견의 등에는 비닐봉지나 작은 가방이 매여 있지만 아무것도 소지하지 않은 애견인들도 곳곳에 눈에 띈다. 이들의 뒤를 따라가다 보니 반려견이 배변을 해도 아무런 조치 없이 “아유 우리 XX 많이도 싸네”라는 말을 남기고 현장을 떠난다.
이처럼 일부 반려인들의 펫티켓 실종으로 미관 저해는 물론 개똥을 밟았다고 호소하는 사례가 늘면서 전체 반려인에 대한 인식 악화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주민 김모(52·남구)씨는 “저녁에 특히 개똥을 안 치우고 가는 사람들이 많다”며 “개똥을 밟았는데 어디 가서 하소연하기 어렵고, 시나 구청에 민원 넣기도 애매하다”고 불쾌해했다.
견주들이 치우지 않고 방치한 개똥들은 결국 각 구청이나 관리공단 등에서 치우는 상황이다.
관리공단 조경직 A씨는 “현장에서 개똥 안치운 견주를 잡아도 거름으로 쓰면 되는 거 아니냐고 오히려 적반하장식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비가 오면 개똥이 분해돼 강이나 하천으로 흘러간다. 결국 우리 입으로 다시 들어오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현장 적발 및 신고로 처벌도 쉽지 않다. 현장 사진을 찍으려다 시비가 붙을 수도 있어 신고를 꺼려하는 어려움도 있다. 신고해도 단속 전에 견주는 이미 현장을 떠난 상태고 사진을 찍어 신고해도 견주 인적사항을 몰라 입증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 일벌백계식으로 벌금을 올릴 수도 없고 24시간 내내 공무원들이 순찰 돌며 확인할 수도 없는 문제”라며 “결국 펫티켓의 문제인데, 개목줄과 연계해 계속해서 홍보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2021년 울산시에 등록된 반려동물은 5만여 마리다. 하지만 개를 제외한 고양이, 햄스터 등의 동물은 등록이 의무사항이 아니라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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