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논설실:뉴스 톺아보기]울산공항, 활주로 확장·이용률 제고 등 활로 찾아야
상태바
[친절한 논설실:뉴스 톺아보기]울산공항, 활주로 확장·이용률 제고 등 활로 찾아야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2.12.16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공항은 북쪽은 송정천, 남쪽은 북부순환도로, 동쪽으로는 동천강, 서쪽으로는 주거지로 둘러싸여 있어 활주로를 확장할만한 부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
울산공항은 북쪽은 송정천, 남쪽은 북부순환도로, 동쪽으로는 동천강, 서쪽으로는 주거지로 둘러싸여 있어 활주로를 확장할만한 부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

교통환경은 도시발전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인프라입니다. 국토의 동남쪽 끄트머리에 자리한 울산은 교통의 오지나 다름없습니다.

우리나라 근대화를 이끈 산업수도이지만 지금도 고속도로는 울산선이 유일하고, 철로도 10여년 전 KTX가 생기기 전만 해도 동해남부선이 고작이었습니다. 그나마 1970년부터 공항이 있어 수도 서울과 섬나라 제주도를 1시간대에 연결함으로써 산업수도의 기능을 수행했습니다.

아직도 전라도와 강원도는 천리먼길입니다. 울산의 앞날을 고려한다면 교통망의 다각화가 논의돼야 할 시점에 난데없이 울산공항의 존폐가 논란입니다. 울산공항의 현실을 진단해봅니다.



-울산공항 존폐가 거론되고 있는 이유는.

“1970년 개항한 울산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짧다는, 근본적 걸림돌이 있습니다. 활주로 길이는 국내 공항 가운데 가장 짧은 2000m에 불과합니다. 180석 가량의 작은 비행기만 착륙이 가능한 규모입니다. 232석의 조금 더 큰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데도 활주로 길이가 2300~2500m가 돼야 한다고 합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항공사들의 수익성을 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항공사들이 여행수요 회복과 함께 수익성을 고려해 국제선 위주의 운항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는 주변 지역의 고도제한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불만입니다. 울산시 민선7기에 이런 여러가지 이유에다가 가덕도신공항이 생기면 울산공항이 쓰임새가 없을 것이라는 이유를 더해 폐항을 거론한 때문입니다. 하지만 도시의 경쟁력을 고려한다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극복방안을 찾아서 공항을 유지해야 합니다.”

-울산공항의 현황은.

“1970년 11월 울산비행장으로 개항, 대한항공이 울산~서울간 정기노선을 개설했습니다. 1973년 휴항하고 1974년 비행장이 폐쇄되었으나 1984년 대한항공이 다시 울산~서울 정기노선을 개설하면서 재개했습니다. 1997년 12월 증축한 여객터미널은 연간 6만회 항공기 운항이 가능하며 여객처리 규모는 연간 241만명입니다. 주차장은 500대 규모입니다. 현재 울산공항에 취항한 항공사는 대한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하이에어 등이 있습니다. 주로 서울(김포)과 제주를 오갑니다. 그런데 진에어는 여행수요가 적은 동계시즌(10월30일~3월25일)에 울산~김포 노선을 중단했습니다. 에어부산도 내년 1월1일부터 3월25일까지 김포노선 주 20편과 제주노선 주 28편을 모두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울산공항을 오가는 항공은 대한항공과 하이에어만 남게 됐습니다. 하이에어도 주4편 운항하는 무안행은 1월부터 3월까지 중단계획을 내놓았습니다. 현재 울산공항의 일주일동안 운항횟수는 146편에서 80편으로 반토막이 났습니다.”

-동계시즌 감축운행이라면 내년 봄부터 재개하는 건가.

“일단은 동계시즌 감축운행이라고 하지만, 봄이 되면 전면 재개한다고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 에어부산의 경우 운항중인 26대의 항공기 가운데 임차기간이 올해 말로 끝나는 비행기 5대를 반납해야 하는 상황인데, 반납이 예정된 5대가 모두 울산공항 이착륙에 적합한 규모가 적은 A320이라고 합니다. 남은 21대의 A321기종은 기체가 길고 하중도 무거워 2300~2500m의 활주로가 필요한 항공기입니다. 예정대로 5대를 반납하면 에어부산의 울산취항은 어렵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반면 진에어는 최근 내년 3월 이후에는 울산~김포노선을 재개하겠다고 울산시와 합의했습니다.”

-유명무실한 공항이 되는 건 아닌가 우려된다.

“국내 주요 저비용항공사(LCC)가 지방공항 국내 노선에서 철수하는 추세입니다. 보유 기재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국제선 슬롯 유지를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활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한해 울산공항 이용객은 93만7000명에 이릅니다. KTX울산역 개통 직전인 2009년의 101만3000명에는 못 미치지만 수요는 결코 적지 않습니다. 울산공항을 허브공항으로 삼아 2019년 12월 취항한 하이에어는 지난 12일 3년 만에 누적탑승객 5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내년 3월까지 항공기를 추가도입하고 국제선 신규 취항도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공항 유지의 관건은 역시 이용률입니다.”

-울산시는 공항활성화를 위해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나.

“울산시는 지난 7월 울산공항활용방안연구용역을 시작했습니다. 전임 송철호 시장이 ‘울산공항 폐항’을 염두에 두고 발주한 용역이었으나 김두겸 시장으로 바뀌면서 ‘공항 확장 또는 신공항 건설’로 무게추가 옮겨졌습니다. 김시장은 폐항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경북 경주·포항까지 아우르는 신라권공항 신설도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부산가덕도신공항에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까지 추진되는 마당에 새 공항을 설립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 지는 의문입니다.”

-활주로 연장은 불가능한가.

“국토부는 최근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연장사업을 시작했습니다. 492억원을 투입해 활주로 길이를 2800m에서 3160m로 확장합니다. 무안군은 2025년 활주로 연장공사가 마무리되면 대형항공기 취항과 중·장거리 항공노선 유치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울산공항 활성화의 가장 현실성 있는 방안도 활주로 확장입니다. 이는 접근성이 좋다는 울산공항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방안이기도 합니다.

▲ 정명숙 논설실장
▲ 정명숙 논설실장

문제는 북-송정천, 남-북부순환도로, 동-동천강, 서-주거지로 둘러싸여 있어 확장할만한 부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용역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국토부는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2021~2025년)’에서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형성된 경제권은 지역균형발전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며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상생 매개체로 기능한다’고 전제하고 각 공항의 활성화 계획을 제시해놓았습니다. 그런데 울산공항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습니다. 활주로 확장을 촉구하는 등의 울산시의 노력이 필요해보입니다.” 정명숙 논설실장

ulsan1@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울산 유일 보물 지정 불상인데…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궂은 날씨에도 울산 곳곳 꽃놀이 인파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
  • 이재명 대표에서 달려든 남성, 사복경찰에게 제압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