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월성 북편 발천에서 왕궁 북문으로 들어가는 남북대로가 확인됐다. 발천은 ‘경주 동궁과 월지’에서 월성 북쪽과 계림을 지나 남천으로 흐르는 하천이다. 신라 시조 박혁거세 왕의 비인 알영이 발천에서 겪은 일화가 <삼국유사>에 기록돼 전해지는 곳이다.
문화재청은 23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 경주 월성 북편에 있는 동부사적지대 중 발천권역에 대한 발굴조사 성과를 현장에서 일반에 공개한다.
이번에 확인한 남북대로는 신라의 왕궁인 월성으로 들어가는 넓은 길로, 폭은 20곒이며 잔자갈을 바닥에 깔고 다졌다. 대로의 북쪽은 전랑지로 연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랑지는 발굴유적의 규모나 건물의 배치 등으로 미뤄보아 신라시대 북궁(북쪽에 있는 궁궐)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또 대로의 서쪽편에는 대로와 같은 길이 방향으로 길이 50곒, 폭 80㎝ 정도의 배수로를 뒀다.
월성에서 발천 석교지를 건너면 남북대로가 이어지고 대로 서쪽편에는 다양한 대형 건물군과 우물 1기가 배치돼 있으며 이를 단랑 형식의 회랑이 감싸고 있는 모습이다. 대로 동쪽편은 건물군 없이 회랑만 배치된 형태이다. 건물군의 배치양상과 위치 등으로 볼 때 신라왕궁(월성) 밖의 관아유적으로 판단된다.
또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관원들이 행정 사무를 보던 관아 건물군의 아래층 수혈주거지에서 3~4세기경에 나타나는 단경호, 통형고배 등이 출토됐다. 이와 같은 유물이 월성 성벽 아래층에서도 넓게 다량으로 출토된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월성 이전 시기의 신라 문화 연구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