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곡천 암각화군 세계유산 등재 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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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곡천 암각화군 세계유산 등재 또 ‘제동’
  • 이춘봉
  • 승인 2022.12.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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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울주군 대곡천 일대 전경. 경상일보 자료사진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을 포함한 대곡천 암각화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또 제동이 걸렸다. 울산시의 ‘등재신청후보’ 선정 신청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가 심의한 뒤 다시 ‘보류’ 의결했기 때문인데, 시간을 감안하면 당초 목표였던 2025년 세계유산 등재는 물 건너간 셈이 됐다.

22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5월 대곡천암각화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신청후보 심의가 보류 의결된 뒤 지적 사항을 보완해 지난 11월 문화재위원회에 등재신청후보 심사를 재신청했다.

시는 1차 보류 당시 지적됐던 설명의 적정성, 등재기준 서술의 완성도, 진정성 및 완전성, 유산구역·완충구역 설명 타당성 및 지도 표현, 비교 연구 충실성, 보호관리 계획 타당성 등 전반에 대한 보완을 실시했다.

문화재위는 최근 심의를 열고 시의 보완 신청서를 검토한 뒤 다시 보류 결정을 내렸다.

문화재위는 기존 지적 사항을 반영하고 과도한 서술 부분을 수정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논리적 적합성을 포함해 개선할 사항이 다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산의 장소성과 관련해서는, 시기와 집단에 따라 암각화의 내용과 기능이 달라지지만 동일한 장소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유산의 기능 및 성격과 관련한 장소성을 보완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암각화의 내용이 사회 관습에 대한 증거인지 또는 의례적 증거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고, 의례적 중요성을 강조하는 주장에 대한 근거도 부족한 만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곡천암각화군의 완전성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사연댐 수문 설치 등 반구대암각화의 보존 환경 변화에 따른 완전성 유지 문제에 대한 명확한 서술이 추가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보존관리 계획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했다. 사연댐·대곡댐과 관련해서 조례 제정보다 더 실효성 있는 조치가 필요하며, 잠재적 위협 요소인 집중호우 등과 같은 기후 변화 대응 전략, 암면 보존 방안, 회복탄력성 유지 방안 등의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문화재위의 자료 보완 요구가 잇따르는 가운데, 시는 문화재청과 협의해 지속적인 심의를 통해 자료를 계속 업그레이드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추가 심의를 위해 시일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다.

당초 시는 올해 안으로 등재신청후보에 선정된 뒤 2023년 등재신청대상 선정을 추진했다. 이어 202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해 2025년 대곡천암각화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기로 했다.

그러나 김두겸 울산시장이 문화재청이 세계유산 등재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입장인 가운데, 잇단 심의 보류로 2025년 등재는 불발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보완 상황을 확인해 내년 상반기 중으로 문화재청과 상의한 뒤 3차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라며 “2025년 등재는 어려워진 만큼 자료를 충실히 보완해 등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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