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과 유가 하락으로 인한 정제마진 추락 등으로 지난해 역대급 호황을 누렸던 S-OIL, SK이노베이션 등 정유업계의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운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OIL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5.6% 감소한 759억원으로 추정된다. 전 분기(5157억원) 대비로는 85.3% 감소한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7.2% 감소한 2985억원으로 전망된다. 전 분기(3750억원) 대비로는 20.4%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유 부문의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배럴당 113달러를 기록했던 두바이유 가격은 올 들어 70~8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재고자산 평가 손실 규모가 늘고 경기 둔화로 석유제품의 수요가 줄면서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도 뚝뚝 떨어졌다.정제마진이란 휘발유, 경유 등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를 포함한 원료비를 뺀 것으로, 보통 4~5달러를 이익의 마지노선으로 본다. 4~5달러 이상이면 수익, 그 이하면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난 1월 13.5달러까지 올랐던 정제마진은 2~3월 7달러대를 유지하다 4월 들어 2달러대까지 떨어졌다. 5~6월에는 줄곧 4달러대에 머물렀다.
6월 평균 정제마진은 4.6달러로 1년 전(24.5달러)과 비교해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정제마진 약세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감소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다 미국 등 서방의 제재로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가 중국과 인도 등에 헐값에 원유를 수출하면서 국제 석유제품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이같은 실적 악화에 석유화학 사업의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S-OIL은 울산에 9조2580억원 규모의 샤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는 S-OIL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한국 내 투자 중 사상 최대 규모로, 착공식을 가지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 상태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하반기 실적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12월 브렌트유 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95달러에서 86달러로 하향했다. 골드만삭스가 유가 전망치를 하향한 것은 최근 6개월 새 3번째다. 골드만삭스는 러시아, 이란 등 미국 제재 대상국들의 원유 공급 증가, 경기 둔화 우려 등이 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국내 증권가에서는 정제마진이 하반기 상승세로 돌아서며 정유사 실적도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