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최모(50대)씨는 지난 2일 ‘오늘 택배 배송 예정인데 주소를 확인해 주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처음엔 피싱 문자를 의심했지만, 최근 주문한 상품의 택배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첨부된 URL(인터넷 주소)로 접속해 안내대로 앱을 다운받았다. 하지만 주소 확인을 위해서 앱을 설치하는 것은 이상하다 생각한 최씨는 앱의 휴대폰 관리 권한을 허용하기 전 택배 사이트에서 확인하니 택배는 아직 발송조차 하지 않은 상태였다. 곧바로 앱을 삭제한 최씨는 혹시 모를 찜찜함에 휴대폰을 곧장 초기화시켰다.
최근 문자메시지 사기 수법이 더욱 교묘·다양해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그간 검찰이나 금융감독원, 국세청 같은 정부 기관으로 속이는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엔 택배나 모바일 청첩장 등 생활밀착형 사기 수법으로 발전하고 있다.
9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메신저 피싱 피해는 2022년 264건, 2021년 295건, 2020년 226건 접수됐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202건이 접수돼, 지난해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반해 보이스 피싱 피해 발생 건수는 2020년 619건, 2021년 729건, 2022년 460건, 올해 상반기엔 190건으로 감소 추세다.
특히 최근의 피싱 사이트는 이전과 다르게 본인인증 절차를 추가하고, 진짜처럼 교묘하게 만들어져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자칫 속기 쉽다.
피해를 예방하려면 문자에 포함된 URL 또는 전화번호를 누르지 말고 삭제해야 한다. 택배의 경우 본인이 구매한 물품이 맞는지 확인하고 공식 홈페이지 혹은 고객센터를 통해 사실 여부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만약 보이스 피싱 등 금융사기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 ‘일괄지급정지 서비스’를 통해 본인 명의로 개설된 모든 금융계좌 현황을 일괄 조회하고 피해 계좌를 선택, 즉시 지급정지를 신청할 수 있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정부·공공기관, 금융기관은 전화 또는 문자, 이메일을 통해 절대 개인·금융정보를 요구하지 않으며 영장, 수사자료, 신분증 등을 통해 신분 확인을 하지 않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의심될 경우 고객센터 및 해당 기관 대표번호로 문의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