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오후 9시50분께 울산도 호우경보가 발효된 후 16일 시간당 10~20㎜ 내외의 강한 비가 내렸다. 와이퍼가 소용없을 정도의 강한 비에 수초만에 차량 앞 시야 확보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전국적인 폭우와 호우경보 탓에 태화교 수위도 상승했다. 태화교 수위는 지난 15일 1.1m에서 16일 오전 6시40분께 1.37m를 기록했다.
장마철이 시작된 지난달 25일부터 26일 오후 6시 현재까지 울산의 누적 강수량은 241.1㎜다. 같은 기간 중부지방에 평균 489.1㎜, 남부지방에 평균 472.9㎜, 제주에 평균 307.7㎜ 비가 온 것에 비하면 강수량이 훨씬 적다. 같은 기간 울산의 평년 값(208.9㎜) 보단 20여㎜가 많다.
지난 13일부터 나흘째 쏟아진 폭우로 전국 각지에서 산사태, 지하차도 침수 등이 잇따르면서 사망자가 40명에 육박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6일 오후 6시 기준 인명피해 규모가 사망 37명, 실종 9명 등 모두 4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집계와 비교해 사망자가 4명 늘었다. 사망자는 경북 19명, 충북 13명, 충남 4명, 세종 1명 등 모두 37명이다. 실종자는 경북 8명, 부산 1명 등 9명이다.
올해 울산이 다른 지역에 비해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던 배경에는 지형 특성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정체전선은 저기압이 북쪽을 지나가면서 남풍의 영향을 많이 받고있다. 울산은 동남해안에 위치해 동풍의 영향을 받는다.
때문에 울산 내 강수량 차이도 크게 나타났다. 지난 15~16일 사이 울산 강수량은 31.16㎜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이 내린 곳은 서생 79㎜, 삼남 52㎜, 삼동 46㎜ 순으로 나타났다. 최대 시우량을 보인 곳도 16일 오전 5시께 서생 지점으로, 시간당 18㎜ 강수량을 기록했다.
올해 장마기간 누적 강수량은 간절곶이 375.5㎜로 가장 많고 삼동 362.0㎜, 온산 305.5㎜ 순이다.
많은 강수량에도 불구 울산은 피해가 발생한 타 지역과 달리 집중호우가 산발적이고 간헐적으로 내리면서 일시적으로 쏟아진 비가 빠져 나간 뒤 호우가 반복되는 양상을 보여 하천 범람과 침수피해 등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피해는 없었으나 추가 재해 발생 가능성은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미 내린 비로 이날 낮 12시30분 기준 태화교를 비롯 울산 내 18곳 가운데 13곳의 수위가 지속 상승했다.
중부지방에서 내린 폭우가 강줄기를 타고 울산 등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울산 사연댐은 16일 오후 2시40분께 올해 처음으로 수위 50EL.m를 넘었다. 평소 1~3㎥/s 수준의 유입량이 15~16일에 걸쳐 최대 16.89㎥/s까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대암댐은 지난 12일 상시만수위 48.50EL.m을 넘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수위는 49.202EL.m이다.
이들 댐은 계획 홍수위에는 미치지 않았다.
16일 기상청은 울산에 오는 18일까지 장맛비가 약 100~250㎜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계속되는 비소식에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재난 대응 체계 상시 구축 필요성이 강조된다.
기상청은 “강수 구름대가 남북으로 좁게 머무르면서 남풍계열 바람의 영향을 받은 울산 남쪽 지역을 중심으로 비가 많이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갈수록 호우가 집중성이 강해지는 특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니 위험 지역 주민 등은 대피 방법과 시설 위치 등을 숙지하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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