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당에서는 ‘상추 리필’을 두고 사장과 손님이 서로 눈치를 보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고, 습하고 더운 날씨에 채소가 금방 짓물러 전통시장 상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1일을 기준으로 할 때 호우로 인해 농지 3만5068㏊가 침수나 낙과 등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또 농업시설은 59㏊가 파손됐다.
이에 따라 농축산물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가격이 급등세를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지난 21일 기준 신정시장에서 판매되는 적상추(상품) 가격은 100g에 1930원으로 2주 전인 7일 가격(860원) 보다 두 배 넘게 올랐다.
신정시장에서 10년 넘게 채소장사 중인 A씨는 “작년보다 상추 시세가 두 배 넘게 올랐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반나절만 지나면 야채가 짓물러 버리니까 오래 두지도 못한다”고 했다.
이밖에 오이, 애호박, 시금치, 얼갈이배추 등의 가격도 일주일·한 달 전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급식업체들은 최근 채소류 가격 상승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한 급식업체 관계자는 “당장 수급에는 문제가 없지만 상추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시세, 수급 현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축산물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소비자원이 공개한 지난 주 돼지고기 목살(100g)과 삼겹살(100g)의 유통업체 평균 판매가격은 각각 3704원, 3853원으로 조사됐다. 2주 전 대비 상승률은 각각 4.5%, 7.1%에 이른다. 소고기 등심(1등급·100g) 가격도 1만1329원에서 1만1977원으로 5.7% 올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가격 상승이 일시적 현상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기상청은 8월에는 폭염, 9월에는 태풍 등이 한반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한다. 이렇게 되면 농축산물 수급이 정상 궤도를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해의 경우에도 이 같은 기상 상황으로 인해 대부분의 채소 가격이 크게 오른 바 있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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