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전반적인 주택시장 침체 분위기 속에 울산지역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가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전국 주택연금 가입자에게 상반기에 지급한 연금액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고령층 소득 지원이라는 주택연금 본연의 효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25일 한국주택금융공사 울산지사에 따르면 올해 1~5월 울산지역 내 주택연금 신규가입건수는 10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58건) 대비 86.2% 급증한 것으로, 2007년 주택연금 도입 이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지역 주택연금 가입자수는 2021년 149건에서 2022년 167건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두 배 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주택연금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올해 연금 지급액은 77억원으로 작년 동기(53억원) 대비 45.3% 급증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주택연금 신규 가입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은 집값 하락 분위기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의 소유자가 집을 담보로 제공하고, 집에 계속 살면서 평생 연금방식으로 매달 노후생활자금을 지급받는 제도다.
주택연금 수령액은 가입 당시 평가한 주택 시가에 따라 정해진다. 집값 하락 국면에서는 조금이라도 빨리 가입 신청을 하는 것이 월 수령액 측면에서 유리한다.
최근 울산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반등을 점치기에는 이른 만큼 상반기에 주택연금 가입을 서두른 이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주택연금이 나온 지 15년이 지나 자리를 잡은 데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가입 증가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주택연금 가입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주택연금 가입을 위한 보유 주택의 공시 가격 요건이 9억원 이하에서 12억원 이하로 크게 완화하는 내용의 ‘주택금융공사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오는 10월12일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울산지사 관계자는 “지난해 울산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많은 시민들이 주택연금에 관심을 가졌다. 올해 역시 연초부터 주택연금에 대한 문의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따라 하반기 가입자수 증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상반기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는 810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6923건) 대비 17.1% 늘어난 것이다.
상반기 기준 주택연금 신규가입 건수는 2019년 6044건에서 2020년 5124건, 2021년 5075건으로 감소하다가 지난해 6923건, 올해 8109건으로 2년 연속 급증했다.
이처럼 주택연금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올해 상반기 연금 지급액은 1조1857억원으로 작년 동기(8739억원) 대비 35.7% 급증했다. 상반기 기준 주택연금 지급액이 1조원을 넘은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