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4조원대의 시 재정을 관리할 차기 시금고 지정 절차에 착수했다. 현재 시 1금고인 경남은행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가운데, 복수의 시중은행이 도전을 예고해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시는 시금고 약정 기간이 올해 말 만료됨에 따라 ‘시금고 지정 신청’ 공고를 시작으로 차기 시금고 운영을 책임질 금융기관 지정 절차에 들어간다고 27일 밝혔다.
1·2금고로 구성된 시 금고는 공개경쟁을 통해 지정한다. 오는 2024년 1월1일부터 2027년 12월31일까지 4년간 시금고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금고 지정은 ‘시 금고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라 1금고와 2금고로 나눠 진행된다.
4조5000억원대의 시 자금을 관리하는 1금고는 은행법에 따른 은행으로, 울산 내에 본점 또는 지점을 둔 금융기관이면 참여할 수 있다. 6400억원 규모의 2금고는 자산총액 2500억원 이상, 자본총액 250억원 이상 등 관련 법령의 요건을 모두 갖춘 농업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의 금융기관이 참여할 수 있다.
광역시 승격 이후 ‘1금고 경남은행 2금고 농협’의 구도가 지속되고 있지만, 이번 지정에서는 시중은행의 도전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법원과 대학교 등을 중심으로 기관 영업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은 시 금고 지정을 앞두고 울산신용보증재단에 출연하거나 지역 소상공인 대출을 지원하는 등 사전 정지 작업에 나선 모양새다. 반면 경남은행은 오랜 기간 시금고를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김두겸 울산시장이 요청한 ‘울산경남은행’이라는 명칭도 CI 변경을 통해 부응하는 등 수성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시는 내달 24~25일 지정 신청을 접수한 뒤 9월 말 시 금고 지정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심의 결과에 따라 1금고와 2금고를 지정할 계획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앞으로 4년간 시 자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능력 있고 우수한 금융기관이 많이 참여하길 바란다”며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의를 거쳐 지역 사회와 시정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금융기관이 금고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시는 오는 8월8일 시청 본관 4층 국제회의실에서 참가 희망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시중은행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춘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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