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낮 12시20분께 울산 동구 주전동 668 일원. 벌집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동부소방서 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다. 보일러실 입구 천장에 위치한 벌집은 소방대원의 안전모만큼 크고 200여마리의 말벌이 주위를 날아다니는 등 서둘러 벌집을 제거해야 하는 상태였다.
5인1조로 구성된 벌집 제거팀은 대원의 쏘임 사고에 대비해 벌 쏘임 보호복을 착용한 뒤 보호 장갑을 꼈다. 보호장갑은 테이프로 꽁꽁 감아 벌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꼼꼼히 대비했다. 대원들은 벌집 수거용 비닐로 벌집을 떼어내고 수거되지 않은 벌들은 해충제 등으로 박멸했다. 비닐을 테이프 등으로 밀봉하자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던 벌들은 수 분 내로 죽었다. 밀봉한 비닐 내부의 급격한 온도 상승 탓에 죽는 것이며, 비닐 채 폐기한다는 것이 소방의 설명이다.
이처럼 지난달 울산에서 소방이 출동한 벌집 제거 건수는 1245건으로 지난해 7월(894건)대비 39.3% 증가했다. 지난 6월(318건)에도 전년 동월(155건) 대비 2.05배가 증가했다. 올해만 전국에서 3명이 벌 쏘임 사고로 사망했다. 폭염경보가 발효된 울산 지역의 기온이 35℃를 웃도는 등 이번 여름이 예년 여름보다 더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말벌 개체수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소방청은 지난달 31일 ‘벌 쏘임 사고 주의보’를 발령했다. 벌 쏘임 사고 예보제는 발령 인자 등을 토대로 위험지수가 50을 초과하면 ‘주의보’, 80을 넘어서면 ‘경보’를 발령하는 2단계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벌 쏘임을 예방하려면 야외활동 시 흰색 계열의 옷과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고, 향수나 향이 진한 화장품은 피해야 한다. 또 벌집과 접촉했을 때는 머리 부위를 감싸고 신속하게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피해야 한다.
최영호 동부소방서 전하119안전센터 3팀장은 “벌에 쏘였을 때는 카드 등으로 신속하게 벌침을 제거하고 쏘인 부위를 소독하거나 깨끗한 물로 씻은 후 얼음주머니 등으로 찜질해야 한다”며 “벌집을 발견하면 제거하려 하지 말고 119로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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