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텔레그램, 트위터 등 SNS를 이용해 국내에서 마약 구매·판매와 다른 마약 판매 조직의 범죄자금까지 세탁해온 범죄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범죄조직원 모두가 SNS 사용에 익숙한 고등학생부터 20대 초반이며 총책은 스마트폰을 통해 지시만 하면서 마약 조직을 운영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일 총책 A(22)씨를 포함한 범죄조직 19명과 상습 구매자 14명 등 총 34명을 검거해 이중 20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20년 6월부터 텔레그램 마약판매 광고 채널 5개를 운영하며 마약을 유통, 3000여명의 구매상을 끌어모았다.
액상 대마, 합성 대마, 리서직산 디에틸아마이드(LSD) 등 마약을 베트남에서 주문한 화장품이나 컵라면 등에 끼워 넣어 국내로 밀수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밀수한 마약은 서울·경상·전라 등 전국 79곳 원룸 및 주택가 일대에 이른바 ‘던지기’ 방식으로 유통했다.
특히 이들은 다른 마약 판매조직 최소 5곳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수수료 10%를 받고 판매대금 170억원 상당을 가상화폐로 바꿔주는 자금 세탁 역할도 했다. 이같이 마약 유통과 자금세탁까지 한 조직에서 진행한 일은 드문 사례다.
경찰은 마약 구매자로 위장해 계좌를 추적해나가면서 지난 4~6월 서울, 경기 등 주거지에서 이들을 모두 검거했다. 에어컨 실외기 등 던지기 현장에서 숨겨둔 2억원 상당의 마약도 전량 회수했다.
검거된 A씨와 부총책은 모두 22세며 조직 19명 모두가 20대 초반 사회 초년생, 대학생이 위주였다. 고등학생도 1명 포함됐다.
경찰은 최근 마약이 트위터, 텔레그램 등 SNS로 손쉽게 유통되면서, 구매자부터 판매자까지 SNS에 익숙한 MZ세대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범죄조직의 마약 운반책들은 당초 마약을 구매했다가 돈이 부족해지자 월 300여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월급 중 일부는 다시 마약을 구매하는데 사용했다.
또한 체계적인 역할분담을 통해 활동했으며 내부 행동 강령을 두고 경찰 검거 시 대비 요령 등을 숙지시키는 등 조직적으로 활동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A씨 조직은 마약 판매로 14억원, 자금 세탁 수수료로 17억원 등 총 31억원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유학생 피의자 A씨는 범죄수익금으로 서울 유명 카페거리에 있는 카페, 오피스텔 등을 구입하고 외제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며 유흥비로 하루 2500여만원을 쓰는 호화생활을 즐겨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울산경찰은 범죄수익금 31억원을 몰수하고 현금과 귀금속 8600만원 상당을 압수했으며, 해외 마약 판매책과 자금세탁 의뢰 조직 등을 추적하고 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