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토교통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주택산업연구원 등은 울산 아파트 분양시장 관련 조사를 통해 미분양물량이 10% 넘게 감소하고, 분양경기전망지수가 1년여 만에 기준점을 웃도는 등 호황을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속 빈 강정’에 불과했다.
미분양 감소분의 대다수는 분양 취소 물량이었고,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8월 울산 아파트 분양경기전망지수는 100으로 전월(92.3) 대비 7.7p 상승했다.
이 지수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뒀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주택사업을 하는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 500여 곳을 상대로 매달 조사한다.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 100 미만이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4월(100) 이후 1년 4개월만에 전망치가 기준점인 100을 상회하는 등 8월 지역 분양여건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우세한 것으로 전망된 것이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울산 민간아파트 초기 분양률은 평균 68.1%로, 전분기(3.8%)대비 64.3%p 상승했다.
초기 분양률은 분양 개시일 이후 경과 기간이 3개월 초과~6개월 이하인 총 분양 가구 수 대비 계약 체결 가구 수를 집계한 비율을 말한다. 매 분기 분양가구 수 30가구 이상 아파트를 전수조사해 산출한다. 울산 민간아파트의 초기 분양률이 전분기 대비 18배 가량 상승하면서 60%선을 회복한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이에 앞서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6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4077호에 달하던 울산 미분양 주택은 6월 말 3551호로 526호(1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0~2% 내외 감소율을 보였던 것과 달리 한달새 미분양 물량이 대폭 소진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미분양물량을 구군별로 살펴보면 남구가 1783호에서 1266호로 517호 감소했다. 전체 감소물량(526호) 가운데 98%가 남구지역 물량인 셈이다. 이처럼 남구 미분양 물량이 한달새 급감한 것은 602호에 이르는 신정동 힐스테이트 문수로센트럴1·2단지가 6월 중 분양을 취소한 영향으로 알려졌다.
또 여기에다 ‘악성’ 리스크인 울산의 준공후 미분양 주택 문제는 상황이 더 악화됐다. 실제 5월 133호이던 준공후 미분양 주택은 6월 193호로 60호(45.1%) 늘었기 때문이다. 2021년4월(194호) 이후 2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울산의 경우 올해 초 예정됐던 분양물량의 10%도 공급되지 못하고 있고, 평균 청약 경쟁률이 1대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1년째 지속되는 만큼 지역 분양시장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반분양을 통해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건설사들의 자금 경색과 재무 부담이 커지면서 분양 경기는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다. 지방은 고전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신중한 사업 참여, 공공 임대 제공, 할인 분양 등 자구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