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사기와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울산 아파트 임대차시장도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높아진 금융 부담에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되는 반면, 월세 수요는 큰 폭으로 증가하며 월세가격이 치솟았다.
6일 국토교통부 집계 결과에 따르면 울산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지난 2017년 상반기 1830건에서 꾸준히 상승해 올 상반기 역대 최대치인 3504건을 기록했다. 특히 올 상반기 울산 주택 전월세 거래 중 월세 거래 비중은 61.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p 늘어난 수치다. 아파트의 경우에도 월세비중이 44.8%에 달했다.
월세 수요 증가에 월세가격도 1~2년 새 수만원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울산 아파트의 6월(월간 최근 집계) 중위 월세 가격은 59만7000원으로 파악돼, 2021년 6월(50만원)보다 9만7000원(19.4%)이 더 올랐다. 50만원하던 아파트 월세가격이 불과 2년새 60만원에 육박한 것이다.
울산 아파트 중위 월세가격 상승률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세종(21.2%) 다음으로 두번째로 높았으며, 울산 남구의 6월 아파트 중위 월세가격은 70만8000원으로 2년새 22.5%(13만원)이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위가격은 조사 표본을 가격순으로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평균가격이 고가주택 등의 가격변동 폭에 크게 좌우되는 것과 달리, 중위가격은 정중앙의 가격만 따지기 때문에 시세 흐름을 판단하는 데 더 적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대출 금리 상승으로 자발적으로 월세를 찾는 수요가 증가한 데다 매매가격 하락에 따른 깡통전세 우려가 커지면서 전반적인 월세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월세가격 역시 빠른 속도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전세에서 이탈한 수요층이 월세로 전환되는 상황”이라며 “깡통전세에 대한 위험도 월세 선호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월세와 달리 울산 아파트 임대시장의 중위 전세 가격은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2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6월 기준 울산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1억7250만원으로, 지난해 6월(2억900만원) 대비 17.5%(3650만원)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세에 대한 이자 부담이 커진데다, 깡통전세 우려도 나오고 있어 월세를 선호하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며 “당분간 월세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상승하겠지만 향후 어느 정도 수요가 해소되면 가격이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