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부터 국회 본관 앞에 설치한 천막에서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천막에는 ‘무너지는 민주주의 다시 세우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이 대표는 흰 셔츠에 노 타이 차림으로 탁자 앞에 가부좌 자세로 단식을 시작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해 조정식 사무총장,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함께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연 당 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이 순간부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무능 폭력 정권을 향해 국민 항쟁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은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을 향해 전쟁을 선포했다. 오늘은 무도한 정권을 심판하고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첫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민생 파괴·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통령의 대국민 사죄 △일본 오염수 방류에 반대 입장 천명 및 국제 해양재판소 제소 △전면적 국정 쇄신 및 개각 단행 등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이, 국민의 삶이 이렇게 무너진 데는 저의 책임이 가장 크다. 퇴행적 집권을 막지 못했고, 정권의 무능과 폭주를 막지 못했다. 그 책임을 제가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 “종사자들의 생업이 위협받고 국민의 먹거리 안전이 위협받는데 대통령은 ‘1+1을 100이라 하는 선동세력’이라고 매도하면서 국민과 싸우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또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와 관련, “청년의 이 억울함을 풀어주고, 진상을 밝히고 재발을 막아야 될 정권이 책임을 묻기는 커녕 진실 은폐에 급급하다”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이어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을 거론, “권력 사유화와 국정농단으로 나라가 무너지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그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을 겨냥해 “언론의 입을 가리고 땡윤뉴스를 만든다고 정부의 실정과 무능 폭력이 감춰지지 않는다. 괴벨스를 부활시키려는 독재적 사고는 곧 시민의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자신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한 질문에 “이건 검찰 스토킹이다. 2년 가까이 400번이 넘는 압수수색을 통해서 그야말로 먼지 털듯 털고 있지만 단 하나의 부정 증거도 없다”고 검찰을 비난했다.
그는 “단식한다고 해서 일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검찰 수사 역시 전혀 지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내 일각의 사퇴 주장에 대해선 “절대왕정에서도 당연히 왕이 물러났으면 하는 게 있다.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침소봉대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도 여전히 우리 민주당 지지자들, 또 당원들이 압도적으로 현 당 지도체제를 지지하지 않느냐. 명백한 사실”이라고 일축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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