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김기현 전 대표의 전격 사퇴 영향으로 민주당 내에서도 인적 쇄신 요구가 덩달아 커지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17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 따르면 일단 당 지도부는 장 의원과 김 전 대표의 2선 후퇴를 두고 대통령실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한 것이라며 “강요된 혁신이자 정당 민주주의 후퇴”라고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쇄신 경쟁에서 자칫 우위를 빼앗긴 것을 자인하며 불리한 지형에 설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는 공천관리위원회가 출범하는 내년 1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인적 쇄신이 이뤄질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최근 “민주당 혁신의 시간은 빠르면 1월 중순에서 2월 초순이 될 것이다. 민주당은 민주당의 시간표대로 움직이겠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당에 ‘시스템 공천’이 이미 자리 잡았다면서 이를 적용하면 향후 공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인적 개편이 진행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당내에선 공정성과 투명성을 앞세운 시스템 공천으로는 효과적인 인적 쇄신이 어렵다는 현실적 고민이 적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총선 때마다 거듭됐던 3선 이상 중진과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의원들을 향한 용퇴론은 이번에도 힘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까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은 국회의장을 지낸 6선 박병석 의원과 ‘86’ 대표주자 중 한 명인 4선 우상호 의원을 제외한 4명이 모두 초선(강민정·오영환·이탄희·홍성국)인 상황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앞으로도 불출마 선언은 잇따를 것이다. 특히 공천 심사에서 최하위권에 든 현역 중 몇몇은 불출마할 것”이라며 “문제는 다선 의원들인데, 강제할 수단이 없어 ‘자진 불출마’ 흐름을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등 이른바 ‘올드보이’들이 총선 출마 의지를 밝힌 데 대한 당내 불만이 어떻게 정리될지도 관심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공천 심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은 시스템 공천상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후 국민의힘에서 중진 중에서도 다선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잇따를 경우 민주당도 당 차원의 결단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헌·당규를 고쳐 공천 시스템을 손보기 어려운 만큼 지도부가 ‘불출마 권고’ 방식으로 이들의 용퇴를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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