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선민후사(先民後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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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선민후사(先民後私)
  • 경상일보
  • 승인 2023.12.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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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재희 CK치과병원 원장

2023년도 며칠 남지 않았다.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면 경제적으로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 성장 둔화, 분배 악화, 투자 절벽, 경기 불황, 수출 부진, 인플레이션, 양극화, 주력 산업의 붕괴, 수출 부진, 내수(內需) 감소, 무역수지 적자(赤字), 생산 위축, 마이너스 성장, 원자재 가격 급등, 고환율, 고금리, 인력난 등 풀어야 할 문제가 여전히 산적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풀어야 할 정치권은 여야 서로 간의 정쟁으로 한 해를 훌쩍 넘겨 내년 총선때까지 사활을 건 경쟁을 시작했다. 여러 정치적 스캔들과 논란을 겪으면서 기성 정치에 대한 실망과 불만으로 무당층이 30%대에 이르는 실정이다.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층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 개개인의 삶은 정치와는 무관하게 살 수는 없다. 개개인이 행복한 삶을 사는가, 불행한 삶을 사는가는 정치 활동의 결과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모든 법률이나 정책들은 좋건 나쁘건 모두 정치활동의 결과이다. 때문에 오늘날 민주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정치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야 할 책임이 있다. ‘정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처음부터 상호 승리를 목적으로 한, 상호 공존을 추구하는 조직적인 노력이다’라고 말한다. 자신을 대표할 정치인에 대해서 정확히 숙지하고, 좋은 정치인을 뽑아야 한다. 내년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선거에서 우리는 어떤 정치인을 뽑아야 할까?

최근에 임명된 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은 선당후사(先黨後私)보다 선민후사(先民後私)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자당의 이익보다 백성 즉 국민의 이익을 우선시 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일찍이 맹자는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이 다음으로 귀하며, 군주가 가장 가볍다. 일반 백성의 마음을 얻는 자는 천자가 되지만, 천자의 마음을 얻는 자는 제후가 되고, 제후의 마음을 얻는 자는 기껏 대부가 될 뿐이다”라고 했다. 정치는 민을 위한 것이며 민을 정치의 존재 이유라고 역설했다.

무엇이 민을 위한 정치일까? 맹자는 백성들의 자율적인 삶이 가능하도록 국가가 환경을 조성해 주고 보호, 배려하는 것과 인간다운 교육을 실행할 것을 주장했다. 먼저 민생 문제의 해결에 주안점을 둔 것이다. “백성은 안정된 직업이 보장되지 못하면 안정된 마음도 없다. 안정된 마음이 없으면 방벽사치하지 않을 수 없고, 때문에 종국에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수 없다.”라고 해 백성의 생계보장이 안 되는 정치, 안정된 직업을 제공하지 못하는 정치는 백성을 범죄로 몰아넣는다고 했다. 지금의 경제 상황을 살펴보면 현재의 정치권이 진정 새겨 들어야 할 말이다. 산적한 여러 경제적인 문제들은 내팽개쳐 두고 당리당략에 매몰돼 지난 한 해를 허송세월한 정치권은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

공자는 “나는 ‘국가를 다스리는 자는 적음을 근심하지 않고 고르지 못함을 근심하며, 가난을 근심하지 않고 편안하지 못함을 근심한다’는 말을 들었다. 대게 고르면 가난함이 문제가 되지 않고, 화목하면 적음이 문제되지 않으며, 편안하면 전복될 일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해 균형있는 사회를 추구했다. 오늘날 심한 양극화로 인해 빈부격차가 날로 증가하는 상태를 방치할 경우, 지나친 불평등으로 균형이 깨지면 사회적 조화가 깨지게 되며 결국 사회질서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다. 좋은 정치는 사회적 가치 분배의 형평성을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정성의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겨진다. 공자는 가난 자체보다 경제적 불평등을 비롯한 사회적 가치의 불균형을 문제삼은 것이다.

이제 점점 기온이 내려가며 한겨울로 다가서는 시점이다. 필자의 집 근처에서 이 추운 겨울날 매서운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노숙하는 노숙자의 광경을 목격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우리의 정치가 선민후사(先民後私)의 정신으로 제대로 작동한다면, 지금껏 풀지 못한 산적한 문제들도 쉽게 풀려가며, 추운 겨울날 노숙자의 안타까운 광경을 더 이상은 보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선거에서는 이러한 정치를 시행할 좋은 정치인을 뽑도록 하자.

손재희 CK치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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