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거센 저출산 후폭풍, ‘학교소멸’ 시나리오 나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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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거센 저출산 후폭풍, ‘학교소멸’ 시나리오 나올라
  • 경상일보
  • 승인 2024.01.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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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초등학교 입학생이 사상 처음으로 1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3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울산지역 초등학교 입학 예정 학생은 9309명(지난해 4월 기준)으로 지난해 1만66명보다 757명 감소했다.

초등학교 신입생 감소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지난해 12월20일 기준 올해 전국 취학 대상 아동은 41만3056명인데 이 가운데 통상 90% 정도가 실제 입학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은 30만명대 중후반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2016년생이 주로 입학한 지난해 초등학교 1학년 수는 40만1752명으로 40만명선을 겨우 넘겼다. 오는 2026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갈 2019년 출생아 수가 30만2676명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취학 아동은 20만명대로 떨어지는 것 또한 시간 문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저출생 현상이 심화되면서 학령인구가 감소될 것이라는 전망은 벌써부터 나온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대책을 제대로 수립하지 않고 방기해왔다. 정부는 저출생에서 학령인구 감소까지 전 과정을 지켜보면서도 설마 거기까지야 가겠느냐며 외면했다. 이번 연도에 들어서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하자 당국은 비로소 후폭풍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저출산 심화와 거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는 처음 유치원에서부터 나타났다. 울산의 경우 지난 2021년 103곳이던 사립유치원은 2022년 96곳으로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사립유치원들은 상당수가 폐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대로 가다가는 저출산 여파가 유치원을 넘어 초·중·고교에까지 이어져 학교도, 교사도 사라지는 날이 올지 모른다는 걱정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울산에서는 학교 통폐합이 속속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학교는 풀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저출산의 늪에 빠져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출산율 반등과 학생 증가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 사회는 속수무책으로 저출산을 맞이했듯이 학교 소멸이라는 현실도 무대책으로 맞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금의 상황을 예고했지만 정부 당국자와 지자체장들은 귀담아 듣지 않았다. 여기에는 자신의 임기 이후의 일이라는 무책임한 생각도 한몫 했을 것이다.

정부는 하루빨리 초등학생 급감으로 인한 사회 전반적인 환경변화에 대처해야 한다. 전국적으로 폐교 활용방안을 찾아내고 사범대와 교대의 구조조정도 해야 한다. 학교소멸은 결코 먼 일이 아니라는 인식을 정부 당국자들은 다시금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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