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암공원 미로원 7년만에 폐쇄 수순
상태바
대왕암공원 미로원 7년만에 폐쇄 수순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4.01.05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4일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미로원의 나무 일부가 고사해 온전한 미로 체험이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공모사업을 통해 미로원을 휴게원으로 변경할 계획이어서 예산 낭비 우려도 나온다.
4억원을 들여 조성된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미로원이 이용률 저조와 행정당국의 관리 방치 속에 조성된 지 7년만에 폐쇄 위기에 놓였다. 미로원 자리에 다시 수억원을 들여 ‘무장애(배리어 프리, barrier-free) 놀이터’가 조성될 예정이어서 기 투입된 수억원의 예산이 고스란히 혈세 낭비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4일 오전 방문한 대왕암공원 미로원. 대왕별아이누리 주차장에서 등용사 방면 쪽길을 따라가면 나무로 벽을 세운 미로원이 나온다. 미로원은 나무로 벽을 세워 미로 찾기와 같은 개념의 공원이다. 하지만 나무로 가득차야 할 미로 외벽쪽 일부 나무들이 고사하면서 내부 곳곳이 훤히 보여 사실상 미로찾기 기능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동구는 지난 2016년 12월 대왕암공원 조성계획에 따라 ‘연안유휴지 개발사업’의 부분 사업으로 4억여원을 들여 미로원을 준공했다. 미로원은 지난 2017년께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방영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으나, 이후 홍보 부족 등으로 이용률이 저조한 상태다.

건조한 겨울 날씨 등으로 나무들이 일부 고사했으나, 동구는 올해 미로원 일대에 시행될 ‘열린관광지 사업’으로 미로원의 용도가 확정될 때까지 추가 보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11월 대왕암공원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주관 ‘2024년 열린관광지 사업 신규 대상지’에 선정돼 국비 2억5000만원, 지방비 2억5000만원 등 총 5억원을 확보했다.

시와 동구는 올해 말까지 ‘미로원’을 없애고 ‘휴게원’으로 재정비한 뒤, 체험형 숲놀이터, 안전보행로(산책로) 조성 및 정원형 조경수목 식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수억원을 들여 조성한 미로를 7년여만에 허물고 다른 시설을 투입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임채윤 동구의원은 “이용률이 저조하다고 국비가 투입된 시설물에 이용 활성화 방안 마련이 아닌 또 다른 국비를 투입해 새로운 시설을 조성하는 것은 미흡한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전문가들의 맞춤형 현장 컨설팅을 거쳐 미로원 일대 환경에 맞는 세부 개선 계획을 확정하게 돼 미로원의 최종 폐쇄 여부는 상반기 중에 결정될 전망이다.

동구 관계자는 “전문가들의 컨설팅 후 구체적인 시설 내용을 확정할 예정으로, 경우에 따라 미로원을 유지한 채 보강 사업을 진행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에서 올해 ‘열린관광지 조성 사업’ 신규 대상지로 선정된 곳은 대왕암공원을 비롯해 남구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북구 강동오토캠핑장 등 3곳으로 국·시비 등 총 15억원이 투입된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울산 유일 보물 지정 불상인데…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울산 앞바다 ‘가자미·아귀’ 다 어디갔나
  • 축제 줄잇는 울산…가정의 달 5월 가족단위 체험행사 다채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