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대한민국 문화도시’ 후보지로 진주시와 통영시 등 13곳을 선정, 발표했다. 이 사업에는 4년간 200억원이 투입된다.
문화도시는 문화예술, 문화산업, 관광, 전통, 역사 등 지역별 특색있는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지역의 문화 창조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역문화진흥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이 지정하는 도시를 말한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차에 걸쳐 ‘법정문화도시’를 지정하고 도시별 특성에 따라 5년간 국비 최대 100억원을 지원하는 등 지방비 포함 20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동안 4차에 걸쳐 전국에 24개의 법정문화도시가 지정됐다. 여기에는 양산시와 인접한 김해시가 제2차 문화도시, 밀양시가 제3차 문화도시로 지정됐고, 울산시도 제4차 문화도시로 이름을 올렸다. 공교롭게도 양산시와 경계를 접하는 지자체 모두가 문화도시 브랜드를 달고 있는 셈이다.
이 문화도시는 올해부터 ‘대한민국 문화도시’ 사업으로 전환됐다. 대한민국 문화도시는 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 정책인 4대 특구 중 문화특구다.
문체부는 지난해 6월 권역별 7곳에 2024년부터 2027년까지 4년간 1400억원을 투입하는 공모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마감까지 전국에서 42곳의 지자체가 신청해 이 중 13곳이 이번에 후보지로 선정됐다. 이들 지자체에는 2025년부터 3년간 1곳당 국비 100억원을 포함한 최대 200억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하지만 양산시는 이 문화도시 사업에 신청조차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결과에는 문화재단 부재가 크게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경남 8개 시 중 유일하게 문화재단을 운영하지 않고 있는 곳은 양산시다. 현재 227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116곳이 문화재단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양산시도 문화재단 설립을 꾸준히 시도했다. 양산문화재단에 대한 논의의 시작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산시는 지난 2016년 양산문화재단 설립 타당성 조사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지역 정체성 부족, 재단 설립의 목적과 사업 내용, 조직 구성과 예산 마련 방안의 계획이 구체화되지 못해 흐지부지 됐다.
민선 8기 들어 시는 자본금 1억원을 포함한 7억원을 출연해 지난해 11월 양산문화재단 출범을 추진했다. 지난해 4월 대표이사를 공개모집하는 한편 6월에는 양산시의회에 출연금(8억3000만원) 동의안을 제출했다. 양산시의회가 동의를 하면 해당 예산을 제2회 추가경정예산에 편성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의회는 최저시급 수준인 대표이사 급여를 현실화해 전문가 지원의 폭과 기회를 늘려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동의안을 부결시켰다. 이에 시는 문화재단 출범 시기를 2025년 1월로 연기했다.
문제는 설령 올해 문화도시 공모를 다시 받는다 해도 여전히 신청서조차 내밀지 못한다는 데 있다. 따라서 키를 쥐고 있는 양산시가 하루 빨리 고착상태를 풀고 출범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 문화예술계의 주장이다. 따라서 시는 문화재단 부재로 발생하는 불이익 등 문제점 해결하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갑성 편집국 양산·기장본부장 gskim@ks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