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영의 버섯이야기(41)]나라 꽃 무궁화와 겨울 버섯
상태바
[최석영의 버섯이야기(41)]나라 꽃 무궁화와 겨울 버섯
  • 경상일보
  • 승인 2024.01.15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최석영 울산대 명예교수

새해가 되어 나라와 개인의 무궁한 발전을 희구하다 보니 자연히 무궁화가 생각난다. 무궁화는 애국가 후렴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구절이 있듯이 우리나라의 국화(國花)이며, 나라를 상징하는 국장(國章)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도시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도시숲, 도시농업 등이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100대 명산, 백두대간 종주, 영남알프스 9봉 인증 등 젊은 산악인 중심의 산림정책에서 어린이, 노인, 여성을 위한 복지정책의 확대로 나아가는 당연하고 선구적인 정책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국회에서는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약칭 도시숲법)을 제정하고, 산림청은 지난해 6월 ‘도시숲·생활숲·가로수 조성·관리 기준’을 제정·고시했다. 지자체에서는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조례’를 만들고 도시공원을 활성화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숲에서 가장 각광받는 나무 중 하나는 단연 무궁화이다.

이번 겨울 들어 오랜만에 이례적으로 겨울비가 100㎜ 이상 많이 내렸다. 겨울비가 내린 다음에는 으레 그렇듯이 며칠간은 혹한이 몰아친다. 필자는 추위가 조금 가신 뒤 높은 산보다는 인근 숲, 공원, 야산을 돌아보곤 하는데, 통도사 주차장 옆에 족히 50~60년은 되었음직한 무궁화 10그루를 발견했다. 겨울이라 잎도 모두 떨어져 을씨년스럽고 볼품없는 상태가 되었지만 겨울비 덕택으로 겨울 야생식용버섯의 진수라 할 수 있는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목이버섯이 한꺼번에 돋아 있었다. 오래 되어 죽은 줄기와 가지 등에 특히 많이 발생한 것이었다. 그동안 10여 년 이상 버섯을 찾아다니면서도 겨울에 버섯이 이처럼 잘 자라난 나무는 본 적이 없었다.

무궁화 가지에 돋은 느타리버섯·팽이버섯·목이버섯(왼쪽부터).
무궁화 가지에 돋은 느타리버섯·팽이버섯·목이버섯(왼쪽부터).

산림청은 2014년부터 해마다 ‘아름다운 나라꽃 무궁화 명소’를 선정하고 있고 울산 태화강국가정원 무궁화동산은 2018년 우수상을 받았다. 여기에 도시숲이 더욱 활성화되면 우리나라는 머지않아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 될 것이다. 하지만 도시숲에 있는 무궁화가 그저 볼거리의 무궁화가 아니고 국민들 생활과 문화 속에 스며드는 무궁화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혹자는 무궁화 꽃이 떨어질 때 추한 모습을 걱정하기도 하지만 무슨 꽃이든 질 때는 다같이 지저분한 모습일 뿐이다. 오히려 그것보다는 가지치기나 고사한 무궁화 폐목도 버섯 재배 등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 진정한 우리의 ‘무궁화동산’이 전국에 확산되었으면 좋겠다. 최석영 울산대 명예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도시철도 1호선, 정차역 총 15개 조성
  • ‘녹슬고 벗겨진’ 대왕암 출렁다리 이용객 가슴 철렁
  • 울산 동구 주민도 잘 모르는 이 비경…울산시민 모두가 즐기게 만든다
  • [창간35주년/울산, 또 한번 대한민국 산업부흥 이끈다]3년뒤 가동 年900억 생산효과…울산 미래먹거리 책임질 열쇠
  • 제2의 여수 밤바다 노렸는데…‘장생포차’ 흐지부지
  • [울산 핫플‘여기 어때’](5)태화강 국가정원 - 6천만송이 꽃·테마정원 갖춘 힐링명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