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완등 경쟁 ‘과열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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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 완등 경쟁 ‘과열주의보’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4.01.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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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사업이 인기몰이를 하는 가운데 28일 울산 울주군 상북면 석남터널 인근 도로에 등산객들의 차량이 양쪽으로 주차돼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울산 울주군의 대표적 관광상품인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사업’이 올해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과열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월부터 등산객이 몰리며 등산로 마다 혼잡해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고, 일부 등산로 주변 마을에서는 주차문제로 민원이 발생하는 등 개선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28일 울주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2024년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사업’ 8개 봉우리 모두 인증을 완료한 자는 6200여명이다. 지난해는 1월말 기준 8봉 완등자가 4500여명으로, 지난해보다 더 빠른 완등 인증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이르면 4월말 전후로 3만명 인증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인기몰이 속 과열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 이날 오전 11시14분께 60대 남성이 천황산과 재약산을 등산하다가 하산 도중 낙상사고를 당해 헬기를 통해 구조되는 등 주말이면 주요 등산로 마다 혼잡이 빚어져 안전사고 우려가 높아지고 등산로 훼손, 쓰레기 투기 등의 부작용이 나오고 있다.

이에 울주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과 ‘군수에게 바란다’에는 최근 “등수 안에 들기 위한 무모한 완등 인증 이벤트를 중단해야 한다” “영남알프스 산들이 고통받고 있다. 이제 그만하면 안되느냐” 등의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시민은 “취지가 변질돼 오직 메달만 따면 된다는 신념으로 하루 3봉 등정 후 3일 안에 끝내는 너무나 이상한 제도가 된 것 같다”며 “현재 일일 3봉 등산 제한에 추가로 ‘월 3봉 등산 제한’을 추가해 1~2월에 몰리는 등산객 수요를 분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완등 인증 대상 산 중 하나인 운문산의 경우 등산로 입구 주변 밀양 산내면 상양마을 주민들이 주차문제로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상양마을은 주말이면 마을 곳곳이 등산객들의 차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울주군이 마을 입구에 임시주차장을 조성했으나, 등산객들이 등산로 입구와 가까운 마을 쪽에 주차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울주군의회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지적됐고, 지난해 문복산처럼 운문산도 완등 인증 대상 산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밖에도 주말이면 석남터널 내 불법주차 행위와 석남로 도로 양쪽 주차로 인한 교행이 어려운 문제도 빚어지고 있다.

울주군 관계자는 “완등 앱과 홈페이지 등에 과열경쟁을 자제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며 “상양마을 주차 문제도 지속적으로 계도하고 있으며, 다만 운문산을 인증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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