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무허가촌을 벗어나지 못하나]노후된 공장 밀집 대형사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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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무허가촌을 벗어나지 못하나]노후된 공장 밀집 대형사고 우려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4.02.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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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북구 시례공단은 수십년간 무허가 공장지대에 위치한 탓에 산업 인프라 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좁은 공간에 밀집돼 있어 화재 등 대형사고에 대한 우려가 높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공단은 산업도시 울산의 심장과도 같은 존재다. 울산에는 미포, 온산 등 대규모 국가산업단지는 물론 미래산업을 이끌 첨단산단과 소규모 농공단지까지 다양한 형태의 산단이 위치해 있다. 하지만 산업 역군이면서도 수십년간 무허가 공장지대에 위치한 탓에 산업 인프라 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곳도 있다. 바로 북구 시례공단이다.

이 공단은 화재에 취약한 재질 등으로 건물이 만들어졌고, 좁은 공간에 밀집돼 있어 대형사고에 대한 우려도 높다.

지난 2일 방문한 울산 북구 시례동 608-31 일원. 장현도시첨단산업단지 개발지에서 시례교를 건너자 마을회관이 나온다. 주변으로는 조립식 패널 등으로 구성된 크고 작은 공장에서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다. 공장 벽면 곳곳은 낡고 부식된 흔적이 눈에 들어온다. 불에 탔는지 검게 그을린 건물들도 볼 수 있다.

자동차 한대 정도 통행할 수 있는 도로를 지나자 전선과 닿아 있는 건물도 있고, 창문이 깨진 채 방치된 폐공장도 자리잡고 있다. 공장들 사이로 주민들이 거주하는 단독주택도 곳곳에 분포돼 있다.

이곳은 1950년대 정부가 추진한 한센인 집단 이주 정책에 따라 조성된 마을이다. 양돈·양계업으로 생계를 유지해오던 성혜마을 주민들은 1980년대 중반, 축산업 불황으로 어려움이 닥치자 축사 자리에 공장을 짓게 해주면 임대료를 주겠다는 외지인들의 제안을 수락하며 축사를 개조하게 됐다. 하나 둘 들어선 공장이 약 40년동안 200여개로 늘어나면서 성혜마을에 공장 밀집지역이 생겨나게 됐고 일종의 공단이 형성됐다.

이 공단은 울산혁신도시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도심과 떨어진 외곽지역에 위치한 관계로 여러 문제가 노출되지 않았지만 주변 도시화, 혁신도시 개발 등과 맞물려 개선방안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성혜마을 일대는 지난 1973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돼 개발행위 등이 불가능했는데도 행정은 별다른 제재를 하지 못했다.

지자체의 소극적 행정 탓에 40여년이 지난 현재 노후화된 공장들은 건축물대장에도 존재하지 않고, 언제 발생할 지 모르는 화재 등 사고에 노출돼 있다.

지난 2013년께 북구가 시례공단 양성화를 위한 실태조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주민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다.

시례동 인근에서는 거의 매년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무허가 공장지대인 탓에 소방안전점검 등을 받지 않고 건물들도 노후화 돼 불이 날 경우 대형화재로 번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무허가 공장지대가 특화단지로 탈바꿈한 사례는 왕왕 있다. 시례공단처럼 한센촌을 중심으로 무허가 염색업체들이 난립한 경기 북부 한탄강 유역이 섬유 특화단지로 변신을 추진한 부분은 시사점을 준다.

시와 북구 관계자는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개발제한구역의 해제는 공공주택사업, 산업단지 건설사업 및 첨단산업 유치사업 등 공익적 목적의 개발수요가 발생할 경우에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이 직접 시행하는 공영개발에 한해 가능하다”면서도 “주민 자체적인 이전 의지도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 추가 선정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와 협의하고 있으며 향후 후보지 선정시 부지개발 가능성, 토지확보 용이성, 경제성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문석주 시의원은 “시례공단의 업체 대다수는 300~500㎡ 크기의 소규모 영세업체이며, 대기업의 3~4차 협력업체로 기반시설이 열악하다”며 “이 일대의 개발행위제한구역을 해제해 양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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