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추락거리 계산하자 추락사고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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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추락거리 계산하자 추락사고 막을 수 있다
  • 경상일보
  • 승인 2024.04.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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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안태 울산안전(주) 대표이사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심사원

지난 3월12일과 3월14일 인천과 천안에서 사다리 작업을 하던 작업자가 몸의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추락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이 두 건의 추락사고는 그 높이가 각각 1.7m와 1.2m에 불과한 낮은 높이에서의 사고였다.

첫번째 3월12일 인천 사고는 연구시설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재해자가 사다리에 올라가 오수배관 설치 작업 중 1.7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해 치료를 받던 중 4일만에 사망한 사고다.

두번째 3월14일 천안 사고는 식당 리모델링 공사현장에서 발생했다. 재해자가 사다리에 올라가 전기 배선 작업중 1.2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해 치료를 받던 중 5일만에 사망한 사고다.

이틀 간격으로 발생한 이 두 사고는 마치 데자뷰를 보는 듯하다. 동일한 유형의 동일한 사고원인이다. 불과 1.7m와 1.2m의 낮은 높이에서 추락했고 병원에서 치료 중 사망했다. 사고가 발생한 당시 이 두 작업자 모두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머리에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두 작업자 모두 안전대를 착용하지 않았을 것이고, 안전모 또한 제대로 쓰지 않았을 것이다. 이 정도 높이면 안전모만 제대로 착용해도 사망까지는 이르지 않는다.

2022년 사고통계를 보면 추락사고는 높은 장소에서만 발생하는 게 아니다. 높이 5m 미만의 낮은 높이에서 43.8%(거의 절반)가 발생한다. 3m 미만에서도 24%(4분의 1)나 발생한다.

낮은 높이에서의 추락사고예방을 위해서는 추락거리 계산이 필수다. 추락시 작업자가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고 공중에 매달리게(추락저지) 하기 위한 핵심 조치다.

추락거리는 추락시 안전대를 고정한 고정점(앙카)에서 작업자 발 위치까지를 의미한다. 추락거리는 추락사고 예방을 위한 생명거리다. 이 때 추락거리는 처짐이 발생하지 않는 고정점(앙카)에 로프를 지지한 위치에서 작업자 신체의 발까지 거리를 의미한다. 로프에 걸었을 경우에는 처짐으로 인한 거리를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

추락거리는 다음 4가지를 고려해 계산한다. 1. 안전대 죔줄의 길이(최대 2m 이내) 2. 추락시 로프가 늘어난 길이(0.3m 내외) 3. 추락시 D링에서 작업자 발까지의 거리(최대 1.5m 이내, 작업자 키의 1/2) 4. 추락시 바닥까지의 여유 공간(0.4m 내외). 이 4가지를 합해보면 최대 추락거리는 4.2m다.

그러나 이번 2건의 사다리 추락사고에서와 같이 실내 공간에서 최대 추락거리 4.2m를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최대 거리가 아닌 최소거리를 계산해보자. 1.안전대 죔줄길이(1m) 2. 로프 늘어난 길이(0.1m) 3. D링에서 발까지 거리(0.9m, 작업자 키 180센티미터 기준) 4. 여유공간(0.2m). 최소 추락거리는 2.2m다. 2.2m는 실내공간에서도 충분히 확보가능한 거리다. 이보다 더 추락거리를 효과적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안전블럭이다. 안전블럭은 자동차 안전벨트와 같다. 안전블럭에 힘이 가해지면 곧바로 작동한다. 추락거리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사다리 처럼 작업가동 범위가 적은 작업에서는 안전블럭이 효과적이다. 참고로 안전대 죔줄 길이는 작업 가동범위에 따라 1m~2m로 다양하며 1.5m 또는 1.8m 짜리가 일반적이다.

건설공사 사망사고 10명 중 5~6명이 추락사고다. 추락사고 예방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추락거리 계산부터 하자. 관리감독자는 작업 시작 전 반드시 추락거리 2.2m를 확인하자.

지난 1월27일 정부여당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대재해처벌법 50인미만 사업장 확대 2년 유예가 불발됐다. 경영계에서는 아직도 2년 유예를 주장한다. 과연 2년 추가 유예가 맞는 것일까? 50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자 안전확보에 얼마나 비용을 쓰고 있을까?

최근 발생한 2건의 사다리 추락사고가 중대재해처벌법 2년 유예 논란에 대한 답을 보여준다. 50인 미만 사업장은 기본적 안전조치가 먼저다. 50인 미만 사업장 확대에도 불구하고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사업장은 전체 사업장 중 25% 내외에 불과하다. 아직도 전체 사업장의 75%를 점유하는 5인 미만 사업장은 적용제외다. 근로자의 생명은 경제논리로 볼일만은 아니다. 근로자 안전확보에 최소한의 투자부터 하고 논하자.

정안태 울산안전(주) 대표이사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심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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