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물가 덮친 기후플레이션, 울산 특산물 미역도 못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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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물가 덮친 기후플레이션, 울산 특산물 미역도 못 피했다
  • 김은정 기자
  • 승인 2024.05.1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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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울주군 특산품으로 불리는 서생 돌미역도 기후 변화에 직격타를 맞았다. 사진은 울주군 내 한 대형마트의 건어물 가판대 사진.
기후가 변하며 농작물 물가를 상승시키는 기후플레이션이 현실화됐다. 올리브, 커피콩 등의 수입품뿐만 아니라 울산 울주군 특산품인 서생 돌미역도 기후 변화에 직격타를 맞았다.

울산 울주군 서생과 부산 기장에서 나는 돌미역은 낮은 수온에 조류가 센 바다에서 자라 일반적인 미역보다 단단하고 쫄깃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적절한 파도를 맞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서생면에서 30년째 미역 양식업을 하고 있는 송승규씨는 미역 생산량이 지난 2월까진 평이한 수준을 유지하다 3월 이후 급작스럽게 감소했다고 했다.

송씨는 “2월까지는 평년과 비슷했는데 3월부터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30% 가량 줄었다. 그래서 가격을 4㎏에 3만5000원씩 받던 것을 4만원을 받았는데도 공급이 모자라 전체 수입이 40%가량 줄어들 정도”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해조류의 공급량 감소는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동해안의 수온이 영향을 끼쳤다. 국립수산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4주 동해 연안의 수온 관측치는 전년 동기 대비 1.7℃ 오른 15.3℃인 것으로 나타났다. 4월 3주엔 전년에 비해 0.9℃ 오른 14.7℃, 4월 2주는 1.6℃ 오른 13.9℃로 관측되는 등 꾸준하게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기후 변화는 국내 수산물의 생태에 직접 영향을 끼친다. 동해안 연안의 고수온 면적이 늘어나면 수온이 오를수록 부피를 키우는 다시마의 경우 상품성이 떨어기기 때문에 수확시기를 앞당길 수밖에 없다. 고수온은 김과 미역 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품질 저하는 물론, 패사율이 높아져 수확량이 감소한다. 세계 김 시장의 70%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산 김도 국내 바다에서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함께 영향을 받는 것은 밥상 물가다. 수산물뿐만 아니라 사과, 배 등 과채류도 이상기후로 피해를 봤다. 사과는 전년동월대비 89.7%가 올랐고, 배는 110.5%가 오른 가격에 값이 형성됐다. 조미김 업체들도 주요 제품의 판매가를 10~30% 인상했다. 서생 미역과 같은 시기에 재배하는 기장 미역의 마트 소매가는 70●에 지난 1월까지 3980원으로 판매되다 4월 4558원으로 올랐다.

기후변화에 따른 수확량 감소 경향은 수입품 시장에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가정에서 흔히 사용되는 올리브유도 최근 원자재인 올리브수급 불안으로 값이 올랐다. 15일 기준 A사의 올리브유 900㎖ 제품가는 1만9800원에서 2만6500원으로 올랐다. 500㎖ 제품 역시 1만2100원에서 1만6200원으로 값이 뛰었다. 올리브유의 가격 변화는 올리브유 자체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하는 치킨 등의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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