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100살 된 ‘구 삼호교’ 썰렁한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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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100살 된 ‘구 삼호교’ 썰렁한 생일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4.05.2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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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발행된 울산지역 명승지 엽서에 찍힌 구 삼호교./울산역사연구소 제공
일제강점기 발행된 울산지역 명승지 엽서에 찍힌 구 삼호교./울산역사연구소 제공
구 삼호교는 1924년 5월22일 준공된 남구 무거동과 중구 다운동을 잇는 교량으로 태화강에 건설된 울산 최초의 근대식 철근콘크리트 교량이다.  김경우기자·울산역사연구소 제공
구 삼호교는 1924년 5월22일 준공된 남구 무거동과 중구 다운동을 잇는 교량으로 태화강에 건설된 울산 최초의 근대식 철근콘크리트 교량이다.  김경우기자·울산역사연구소 제공

울산 최초의 근대식 교량이자 국가등록문화재인 ‘구 삼호교’가 22일 건립 100주년을 맞았다. 울산시나 삼호교를 관리하는 중구청은 별도의 기념식이나 행사를 마련하지 않는 가운데, ‘구 삼호교’가 가진 역사적 가치와 의미 등을 재조명하고 보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시 등에 따르면, ‘구 삼호교(이하 삼호교)’는 일제강점기인 1924년 5월22일 준공된 근대식 철근 콘크리트 교량이다. 22일로 건립된 지 정확히 100주년을 맞았다.

삼호교는 태화강 중류 남구 무거동에서 중구 다운동을 잇는 총 연장 230m, 폭 5m, 경간(기둥과 기둥 사이의 거리) 9.6m 규모로 지어진 울산 최초의 근대식 철근 콘크리트조 교량이다. 일제강점기 군수산업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울산과 부산의 내륙 교통을 원활하게 할 목적으로 건설됐다. 설계와 감독은 일본인이 맡았지만, 노동력은 울산 삼호동, 다운동, 무거동 등 인근 주민들이 동원돼 완공됐다.

삼호교는 원래는 목조 교량으로 건축됐지만, 1915년 홍수 때 떠내려가면서 1924년 철근 콘크리트 교량으로 재건축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삼호교는 태화강에 세워진 최초의 철근 콘크리트 교량이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삼호교에 이어 1935년 울산교가 건립됐고, 이어 태화교(1966년), 명촌교(1968년) 순이다.

▲ 구 삼호교 입구에 붙은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명패.
▲ 구 삼호교 입구에 붙은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명패.

삼호교는 지난 100년간 울산의 역사와 함께 하며, 많은 역할을 해왔다. 1990년대에는 신 삼호교의 건설로 다운동 방면의 교량 20m 가량이 철거됐지만, 원형은 그대로 보존돼 있다. 2004년 9월4일 국가유산청으로부터 국가등록문화유산 제104호로 지정됐다. 현재는 차량 통행이 금지되고 보행자 통행용으로만 사용되고 있다.

이 같은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음에도 100주년이 되는 22일 별도의 기념식이 없어 아쉬움을 주고 있다.

홍성민(54) 삼호동 상인회장은 “삼호교 건립 100주년을 기념해 상인회를 중심으로 지역 주민들이 구청에 사진전 등 관련 행사 개최를 건의했지만 결국 아무 행사도 열리지 않아 아쉽다”며 “삼호교가 가진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는 등 울산의 역사와 문화를 널리 알리는 행사들이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의미는 공감하지만 별도로 기념 행사는 준비하지 않기로 했다”며 “삼호교 보다 더 오래된 문화유산도 있는데 그렇다고 기념식을 다 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삼호교를 관리하는 중구는 “등록문화재와 일반문화재는 성격이 다소 다른 부분이 있다”며 “또 인도교로 사용하고 있는 점도 고려해 기념식을 열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삼건 울산역사연구소장은 “삼호교는 울산 최초의 철근 콘크리트 교량이자, 태화강에 세워진 첫 교량이라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새롭게 조명하고 울산교처럼 태화강 국가정원과 연계해 보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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