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소방영웅]“주저않고 빠른 CPR로 11명의 생명 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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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소방영웅]“주저않고 빠른 CPR로 11명의 생명 구해”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4.05.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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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구급대원 가운데 가장 많은 10회의 하트세이버를 수상한 손혁조 동부소방서 소방위. 손 소방위는 유사시 초동 조치를 위해 심폐소생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소방서나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심폐소생술 교육에 많은 참여가 필요합니다.”

울산 동부소방서(서장 이원근) 119재난안전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손혁조 소방위가 22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울산 시민들에게 당부한 말이다. 손 소방위는 현재까지 하트세이버 10회를 수상했다. 이는 울산에서 근무하는 구급대원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울산의 대표 ‘심장 지킴이’로 활약하고 있는 손 소방위를 만나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하트세이버는 소방청이 심폐소생술(CPR)과 심장충격기 사용 등 응급 처치를 통해 심정지 또는 호흡 정지가 온 환자를 소생시킨 사람에게 인증서와 하트세이버 배지를 수여하는 제도다. 생명을 구한 이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적극적인 응급 처치를 유도하고자 지난 2008년부터 시행됐다.

손 소방위는 “2013년 첫 하트세이버를 받게 됐다. 당시 응급 처치로 심정지 상태 환자의 맥박이 돌아왔는데, 사람이 소생한 상황을 처음 겪다 보니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처음엔 많이 놀라고 당황스러웠지만, 소생한 환자를 보니 울컥한 마음도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손 소방위는 지난 3월에도 동구 방어동 한 주택에서 ‘아버지가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가장 먼저 현장을 찾았다. 의식이 희미하던 환자가 병원으로 이송하던 중 심정지 상태에 빠지자 그는 주저하지 않고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목숨을 구했다. 해당 건도 하트세이버로 인정받게 되면 11번째로 수상하게 된다.

힘들고 고된 구급대원 생활이지만,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고 또 그들의 가족으로부터 감사의 인사를 받을 때 뿌듯한 마음이 들고 힘든 일도 잊게 돼 구급대원 업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손 소방위는 소방관이 되기 이전부터 심폐소생술과 인연이 깊었다. 간호사로 병원 응급실에서 4년 동안 환자를 살리는 일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구급대원들의 환자에 대한 능수능란한 초동 조치 모습에 매혹됐다. 이에 지난 2011년 소방관 구급대원 채용에 도전, 구급직 특채로 뽑혔다. 이후 14년째 구급대원으로 활약하며 베테랑 소방 공무원으로 꼽힌다.

이 외에도 손 소방위는 급성 뇌졸중 환자를 신속하게 이송해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한 구급대원에게 수여하는 ‘브레인세이버’ 2회, 중증외상환자에게 적정한 처치와 이송으로 생명 유지와 장애율 저감에 기여한 ‘트라우마세이버’ 7회 수여 등 울산 시민이 위급할 때마다 귀중한 생명을 구한 영웅으로 통한다.

손 소방위는 “심폐소생술은 자기 자신과 가족들을 살릴 수 있는 길이기 때문에 많이 알려지고 전파됐으면 좋겠다”며 “소방서나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심폐소생술 교육이 있는데,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교육을 받아 소중한 가족을 지켰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손혁조 소방위는 쓰러진 사람을 발견했을 때 “우선 119에 신고부터 한 뒤, 심폐소생술을 진행하면 환자의 생존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트세이버는 단순히 소방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받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유창기, 박선영, 진정한씨가 있다. 이들은 지난해 9월18일 오전 7시46분께 동구에서 세탁소 영업을 준비하던 중 도로에 쓰러진 A씨를 발견하고 119 신고 및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구급대원이 도착하자 환자를 인계하고 자리를 떠났다. A씨는 적절한 초동 조치로 금방 퇴원할 수 있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월25일 울산소방본부는 이들에게 하트세이버를 수여했다. 지난해 생명을 구해 하트세이버를 수상한 소방 공무원은 11명이며, 일반 시민은 3명이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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