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서 사라져가는 고래고깃집, “예전엔 소고기처럼 자주 먹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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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서 사라져가는 고래고깃집, “예전엔 소고기처럼 자주 먹었는데…”
  • 김은정 기자
  • 승인 2024.06.10 0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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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앞바다 고래 혼획 건 감소와 고래요리에 대한 시민 수요 감소로 장생포 내 고래전문점이 올해 4곳으로 줄었다. 사진은 한산한 장생포 고래거리 모습.
▲ 지난 5월 포획된 밍크고래 모습.
울산 앞바다에서 고래가 자취를 감추면서 자연스럽게 고래고기 전문점도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고 있다.

9일 울산 수협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위판 가능한 유일한 어종인 밍크고래의 방어진 앞바다에서의 혼획 건수는 단 1건이다. 이에 지난 2017년 14곳이었던 울산 남구 야음·장생포동의 고래전문점도 현재 4곳만이 남아있다.

지난 7일 기준 울산 앞바다에서 혼획돼 위판된 고래는 총 3마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혼획된 고래는 대부분 부패가 심하고 무게가 적어 조리를 하게 되면 적게는 3분의 1 이상을 폐기할 수밖에 없어 수요를 채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장생포 고래마을에서 3대째 고래전문점을 운영 중인 안모씨는 “포획되는 개체들의 무게가 줄어 ㎏당 약 10만원에서 15만원 선에 유지하던 경매가가 지난해 4월 이후 20만원에서 30만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급상승과 함께 고래고기를 찾는 소비자층이 줄어든 것도 고래전문점 수의 감소로 이어진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됐다.

수국축제가 한창이던 지난 7일, 울산 남구 장생포의 한 고래집을 찾은 이모씨는 “예전엔 가끔 소고기처럼 자주 먹었는데 요즘은 고래 먹자면 다들 그걸 어떻게 먹냐는 반응이 많다 보니 잘 오지 않게 된다” 말했다. 일행 김모씨도 “값이 너무 비싸고 취급하는 가게가 멀어 자주 먹진 못할 것 같다”고 답을 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 상인들도 예약이 있는 오후 시간에만 가게 문을 열고 있다. 올해도 이런 상황마저도 버티지 못하고 2곳이 폐업을 선택했다.

안씨는 “할아버지 때부터 오랜 시간 전승돼 온 장생포 고래고기 요리가 소비자에게 혐오식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생태관에서 고래를 보고 나와서 어떻게 그걸 바로 앞에서 삶아 먹냐고 말하는 소비자도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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