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손씻기만으로 감염 70% 예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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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중독, 손씻기만으로 감염 70% 예방 가능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4.06.1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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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강병원 소화기내과 김형욱 전문의가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한 낮 기온이 30℃를 오르내리는 등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작됐다. 여름철 달갑지 않은 불청객이 바로 식중독. 여름철이 되면 높은 온도와 습한 기후 때문에 세균과 바이러스의 증식이 활발해져 음식물에 의한 식중독 발생 위험이 커진다. 동강병원 소화기내과 김형욱 전문의와 함께 식중독의 증상과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구토·설사·복통 대표적 증상

지난달 울산 동구의 초등학교 2곳에서 학생들이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여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 학교에서 학생 50여명이 구토, 설사 등 식중독 의심 증상을 호소했고, 비슷한 시기 인근 또 다른 학교에서도 학생 50여명과 일부 교사가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였다. 두 학교 모두 그린스마트미래학교 공사로 인해 외부 위탁업체를 통해 급식을 하고 있는데,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앞으로 다른 학교에서도 이 같은 집단 식중독 사태가 충분히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식중독은 유해 물질이 함유된 음식물을 섭취함으로써 생기는 급성 또는 만성적인 질환이다. 식중독은 세균에 오염됐거나 세균이 생산한 독성이 남아있는 음식을 먹은 뒤 짧게는 3시간에서 길게는 12시간 후에 증상이 나타난다. 체내에 들어온 독소를 우리 몸에서 빨리 제거하기 위해 구토·설사·복통 등이 발생한다.

동강병원 소화기내과 김형욱 전문의는 “식중독은 오염된 음식물 섭취로 발생하는 소화기계 질환이 많으며, 포도상구균, 살모넬라, 장염 비브리오 등에 의한 경우가 많다”며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은 이 균이 만든 독소가 있는 음식을 먹고 1~6시간이 지나면 구토 복통이 생기고 약 3분의 1에서 설사가 일어나며 약 12시간 동안 증세가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독소가 소화관 위쪽에 있으면 구토, 아래쪽에 있으면 설사를 통해 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한다. 또 독소가 소화관에서 흡수되지 않아 구토 같은 소화기 증상만 일으킬 때가 많으나, 세균이 장벽에 붙거나 뚫고 들어가면 소화기 증상과 함께 온몸에 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세균은 체내에서 독소를 만들어내 신경 마비·근육 경련·의식 장애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대개 하루 이틀이 지나면 좋아지지만 2일 이상 계속돼 하루에 6~8회의 묽은 변을 보거나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2일 이상 배가 아프고 뒤틀리거나, 하루 이상 소변이 나오지 않거나, 열이 동반된 설사로 체온이 38℃ 이상이면 병원에 가야 한다.



◇물 충분히 섭취…개인위생 철저히

설사, 구토 복통 등의 식중독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경우 구토가 심한 환자는 옆으로 눕혀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특히 노약자나 어린이의 경우 구토물에 의해 기도가 막힐 수 있으므로 더 세심한 관찰과 주의가 필요하다.

환자의 구토물을 처리할 때는 반드시 일회용 장갑 등을 사용해 닦아내고 별도의 비닐봉지에 넣어야 하며, 가능하면 가정용 락스 등으로 소독해 2차 감염을 방지해야 한다. 설사를 할 경우 우선 탈수가 되지 않도록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동강병원 김형욱 전문의는 “식중독 환자가 발생하면 체내 수분손실을 보충하고 전해질 불균형을 교정하기 위해 수액치료를 진행하게 된다”며 “식중독 환자는 소화기능이 감소한 상태이기 때문에 음식을 먹게 되면 식중독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수분이 손실되기 때문에 물을 충분히 먹고 이온음료를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구토와 설사는 몸에 있는 독소를 배출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함부로 지사제나 항구토제를 사용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더운 날씨에는 조리한 음식을 가급적 빨리 먹는 것이 좋고, 먹고 남은 음식은 실온에 두지 말고 냉장 보관한다. 다시 먹을 때는 재가열 후 먹어야 하고 변질의 우려가 있는 음식은 아까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폐기하는 것이 좋다. 개인위생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식중독의 약 70% 정도를 예방할 수 있다.

동강병원 김형욱 전문의는 “음식을 조리하기 전후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또한 음식을 반드시 조리해서 먹고, 안전이 확인된 물을 마셔야 한다”며 “칼과 도마는 구분해 사용해서 교차감염을 예방해야 하고, 날 음식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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