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사람이 묻고, 울산시장이 답하다]“울산 자금 역외유출에 허파가 디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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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사람이 묻고, 울산시장이 답하다]“울산 자금 역외유출에 허파가 디비져”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4.07.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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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울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민선8기 2년, 울산사람과의 대화’에서 김두겸 울산시장이 시민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작년에 신랑 따라 대구에서 울산으로 이사 온 워킹맘인데요, 생각보단 울산이 깨끗하고 살기가 괜찮더라고요. 그런데 아기랑 놀 수 있는 야외시설이 많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아기들이 뛰어놀 수 있는 놀이공간을 많이 만들어 주면 좋겠습니다.”

“시청 마당의 벼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 기분이 좋습니다. 가을이 되면 노랗게 익어가는 모습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가을 벼를 수확하면 그 쌀로 무엇을 하고 싶으신지요? 내년에도 벼를 심을건가요?”

“시장님은 퇴근한 뒤 청소, 설거지, 세탁 등 가사 동참을 얼마나 하시는 편이신가요?”

1일 시청 본관 2층 대강당에서 취임 2주년을 맞은 김두겸 시장이 울산 시민들과 만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 꽃을 피웠다.

각계각층의 울산 사람 500여명이 모여 대강당 객석을 가득 채웠다. 김 시장은 특유의 사투리를 섞어가며 시정 성과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우선 김 시장은 “울산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되면 벌이 꽃을 따라오듯 전력 다소비 기업이 울산으로 몰려오게 될 것”이라면서 “지역 경제 선순환을 일으켜 일자리를 창출하고, 인구 유입을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배추나 채소들을 생산지에서 구매하면 1원이라도 싸게 살 수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서울이랑 같은 전기요금을 내야 하냐”며 “서울 한복판에 원전 지아가(지어서) 싸게 써야지. 이런 역할들을 지금 울산시에서 하고 있다고 자랑하고 싶은데, 시민들이 분산에너지, 보통교부세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니 분통이 안터지겠냐”며 웃음을 유도했다.

시정 성과뿐만 아니라 일상의 이야기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겸두’(귀여운 두겸이)와 ‘상두’(상남자 두겸이) 중 어느 별명이 마음에 드냐는 질문에 그는 “보기에도 딱 귀엽잖아. 상남자는 나하고 거리가 멀어요. 인상 자체가 귀엽잖아요”라며 ‘두돌 겸이’라고 적힌 마이크를 들어보였다.

한 시민은 시청 광장에 조성된 논에서 가을 벼를 수확하면 그 쌀로 무엇을 할 것인지 묻기도 했다.

김 시장은 “단풍 중에 가장 예쁜 단풍이 나락이다. 나락이 누렇게 익으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그래서 내가 시청 정원에 나락을 좀 심구자고 제안했다”며 “올 가실에는 한가마 반 정도의 쌀을 수확할 수 있을 텐데, 벼 이름이 ‘청렴미’인 만큼 떡 해가 우리 직원들이랑 농갈라 먹으려 한다”며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시청 논에는 알라들뿐만 아니라 향수에 젖은 어르신들도 많이 찾아 온다. 또 미꾸라지를 넣었더니 왜가리가 무상 뷔펜줄 알고 매일 찾아오는데, 야는 사람들 와도 도망도 안가. 이제 시민들에게도 알려져 쫓아내도 몬하고 미꾸라지 공급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이사왔다는 한 주부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 등 영유아를 위한 놀이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시장은 “그 분 참 시집 잘왔네”라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조성한 후 “울산에 놀게 없어서 인근 외지로 나가고, 울산 자금이 역외 유출되는 걸 보면 허파가 디비진다. 그래서 알라들이 놀 수 있는 재미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또 나이 많은 사람들이 울산에서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인프라도 함께 구축해 유잼도시 울산을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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