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직업계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한 학생 절반 가까이가 1년도 채 안돼 ‘사표’를 줄줄이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직업계고 학생의 취업 활성화와 양질의 일자리를 지원하겠다는 교육당국의 정책이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보가 교육통계서비스(KESS) 자료를 자체 분석한 결과, 울산 직업계고 출신 취업자는 2022년 4월1일 기준으로 525명이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준 유지취업자는 308명으로 1년 사이 217명이 회사를 관둔 것으로 파악됐다.
직업계고 졸업생들의 ‘줄퇴사’는 비단 한두 해만의 일이 아니다.
6개월 간격으로 조사하는 유지취업률로 따져보면 현실은 더 처참하다. 유지취업률은 취업의 질적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작용한다.
2021년 10월1일 기준 1차 유지취업률은 73.0%였는데, 반년 후 2022년 4월1일 기준 2차 유지취업률은 55.6%로 17.4%p 줄었다. 또 2022년 10월1일 기준 1차 80.6%에서 지난해 4월1일 기준 2차 58.7%로 21.9%p 감소했다.
이는 직업계고 상당수 학생이 졸업 후 중소기업으로 취업하는데, 대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을 이유로 조기 퇴사하는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직업계고 실적을 위해 학생들을 취업 시장으로 무분별하게 보낸 결과라는 의견도 있다.
지역 한 직업계고 관계자는 “임금이나 복지 환경이 기대와 달라 퇴사 후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있다”며 “남학생의 경우 취업 후 아예 곧바로 군에 입대하는 일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취업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자기 적성과 흥미에 맞는 진로를 탐색하고, 체계적인 취업 준비로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교육청은 11개 직업계고 전교생 대상으로 오는 12월까지 ‘단계별 찾아가는 취업 인식개선 교육’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교육 진로 미결정 학생을 줄이고, 학생들의 취업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교육은 학년별로 진행된다.
교육은 직업교육 혁신지구 사업의 하나로 울산시가 경비를 모두 지원하고 한국폴리텍대학, 울산과학대학교가 교육 운영·행정을 지원해 직업계고의 업무 부담을 줄였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