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대 울산국악협회장 취임…가야금산조 이수자
김문필 회장은 부산대 국악학과를 졸업했으며, 영남대 일반대학원에서 한국학 박사, 중앙대 예술대학원에서 음악치료 교육학 박사를 각각 취득했다. 무형문화재 제8호 강태홍류 가야금산조 이수자로, 현재 울산대 음악대학 외래교수로 음악치료 강의 등을 하고 있다.
지난 28일 울산 남구 삼산동 한국국악협회 울산시지회(이하 울산국악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문필 울산국악협회장은 올해 사업 중 가장 큰 행사인 ‘제28회 울산광역시 전국 국악경연대회’를 준비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울산시 전국 국악경연대회’는 울산 뿐 아니라 전국의 국악인, 초·중·고 예비 국악인 등이 참가하는 전국 단위 국악경연대회다. 지난해는 127개팀 155명이 참가해 전년도(129개팀 143명)보다 참가팀이 많을 정도로 해마다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행사는 오는 7월5~6일 이틀간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개최된다.
김문필 회장은 “‘울산광역시 전국 국악경연대회’는 심사 결과가 공정하기로 소문이 나 전국에서 많은 국악인들이 참가하고 있다”며 “다만 울산의 경우 국악을 전공하는 대학교가 없는데다 학원 등도 부족해 울산 출신 참가자가 많이 없는게 늘 아쉽다. 울산시교육청과 학교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문필 회장은 올해 2월 열린 울산국악협회 정기총회에서 제14대 회장에 추대돼 13대에 이어 14대까지 연임하게 됐다. 임기는 올해 3월부터 2029년 2월까지 4년간이다.
김 회장은 “지난 2년 동안은 전임 회장님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한 잔여 임기를 했던 것이기에 엄밀히 연임은 아니다. 이번 14대가 저의 첫 회장으로서 임기가 시작되는 해이다”라며 “2년간은 갑자기 맡게 되어 부족한 점이 많았는데, 14대 회장을 다시 맡게 된 만큼 수장으로서 울산국악협회를 제대로 이끌어 나가도록 하기 위해 회원 및 지역의 국악인 선후배들과 소통을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국악협회는 1983년에 창립해 현재 기악, 민요, 창악, 풍물, 타악 정가, 무용, 7개 분과 130여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울산국악협회는 ‘울산광역시 전국 국악경연대회’를 비롯해 상반기 개최되는 울산예총 예루하의 ‘6대 광역시 교류전’, 하반기 열리는 울산예술제의 ‘국악의 밤’ 등을 진행해오고 있다.
◇전통예술분야의 적극적인 정책 필요
김 회장은 “대학교 뿐 아니라 특수학교에서 장애인 학생을 대상으로 음악치료 강의를 해오고 있는데, 아이들이 타 악기를 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등 그 시간 자체를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때 가야금을 처음 접한 뒤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때부터 가야금의 매력에 빠져 국악인의 길을 걷기로 했다. 김 회장은 “국악기 중에서도 가야금은 부드럽고 우아한 음색을 가졌다. 특히 정악 산조를 연습할 때는 제 스스로가 아정(雅正, 기품이 높고 바르다)해지는 기분까지 든다”며 가야금의 매력을 밝혔다.
김 회장은 국악을 전공하는 예술인들이 줄고 있는 현실과 관련 “최근 국악 전공자가 다소 줄어드는 경향도 있지만, 기존에 활동 중인 전통예술인들마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는 현실에 비추어 새내기 신진예술가들의 설 자리는 지나치게 비좁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전공을 살린 전통 예술이 생계와 무관함은 물론이고 공연계로 진출할 수 있는 통로 자체가 거의 막힌 상태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전통예술에 대한 지방정부의 지원 강화를 통해 상대적으로 기울어진 전통예술분야를 지역정서와 부합하는 콘텐츠 개발과 공연문화의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양질의 전통예술에 대한 수요를 늘리기 위해서는 울산시립예술단 내 국악관현악단 설립 등 지역 예술단체의 활동 기반 구축에 보다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울산을 대표하는 정서와 연계되는 전통예술 콘텐츠 개발과 공연을 통해서 젊은 예술인의 지역 유입에 노력하겠다”며 “개인적으로는 정악의 백미로 꼽히는 ‘가즌회상’ 공연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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