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계 오영수(1909~1979) 선생이 일상의 이야기 등을 담아 가족과 문인에게 보낸 편지를 지난 2023년 5월 본보에 사후 44년 만에 첫 공개(본보 2023년 5월1일자 1면)한 박종석(사진) 문학평론가가 근·현대 작고 문인들의 사신(私信) 기록물을 연구한 책 두 권을 잇따라 발간했다.
박종석 문학평론가가 이번에 발간한 책은 <정릉으로 온 편지-첫 번째 이야기>(월인·324쪽)와 <정릉으로 온 편지-두 번째 이야기>(월인·322쪽)다. 이 책들은 앞서 2023년 박 문학평론가 출간한 <작가 사신(私信) 연구 방법론>에 이은 보다 구체화 된 결과물이다.
사신은 문자 그대로 표현하면 개인의 사사로운 편지다. 하지만, 이 책은 작가들의 문학 세계와 한국문학사의 확장 가능성, 한국문단사의 이면을 밝히기 위해 작가들의 정신세계를 담은 친필 사신 기록물을 대상으로 분석과 연구 과정과 방법론을 정리한 것이다.

박 평론가는 2006년 <조연현 평전>을 펴낸 직후 다시 그의 집을 찾아 근현대 작고 문인들의 사신 기록물이 보관된 사실을 확인하고, 본격적으로 연구에 들어가 17년 만에 <작가 사신(私信) 연구 방법론>을 출간한 바 있다. 이어 이번에 작고 문인 20명의 친필 사신을 분류하고 연구해, 한국 문단 이면사와 한국 문학사의 확장 가능성을 조망한 내용을 담아 2권으로 나눠 출간했다.
조연현(1920~1981)은 194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활동한 문학평론가이자 보수문단 최고의 권력자로 한국문단의 길목 역할을 했다. 하지만 1980년대 민주화 이후 그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으로 바뀌며 소중한 자료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게 됐다가 박 평론가에 의해 발굴됐다.
<정릉으로 온 편지-첫 번째 이야기>는 염상섭, 계용묵, 전영택, 오상순, 김관식, 신석초, 박목월, 장만영, 고석규, 김종후 10명의 근현대 작가의 친필 사신을, <정릉으로 온 편지-두 번째 이야기>는 안수길, 방인근, 유치환, 이영도, 이호우, 김현승, 최인희, 김수돈, 김용제, 김광섭 10명의 근현대 작가의 친필 사신을 각각 분석 연구했다.
책 구성은 크게 △근·현대 작가 사신 기록물의 발굴 및 검토 △작가별 사신 기록물의 특징 △<작고 문인 사신철>의 사료적 가치와 과제 등으로 구성됐다.
박종석 문학평론가는 “이 책은 근현대 작가 사실 기록물인 ‘작고 문인 사신철’의 문학적 세월을 추적해 사신에 딤긴 한국 문단사와 문학사적 사료의 가치를 밝힌는 데 있다”며 “두 권에 이어 세 번째는 울산이 낳은 문학인 난계 오영수를 비롯해 김춘수, 이주홍 등의 작가의 사신을 분석해 문학사적 사료 가치를 밝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