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대기오염과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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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대기오염과 인공지능
  • 경상일보
  • 승인 2025.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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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황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대기오염이란 식물, 동물 또는 건물과 같은 재료에 해를 끼치거나 생태계를 변화시킬 만큼 높은 농도로 대기 중으로 화학물질이나 입자상 물질 또는 미생물이 유입되는 것으로 정의된다. 일반적으로 대기오염이라는 용어는 대류권의 오염을 말하며 대기오염은 지구 한 쪽 끝에서 다른 쪽 끝으로 이동할 수 있다.

대류권은 해수면으로부터 10~12㎞ 높이로, 고도가 1㎞ 올라갈 때마다 85~88%의 비율로 기압이 낮아지며, 실제 공기층 두께는 약 8㎞에 지나지 않는다. 일반적인 지구본 모형에 대류권을 표시한다면, 두께가 0.2㎜도 안 되는 얇은 막에 해당한다. 그 위로는 강한 자외선을 흡수해 주는 오존층(지상 20~30㎞에 분포)이 있는 성층권이다.

대류권을 오염시키는 핵심 물질은 화석 연료이다. 산업혁명 이후부터 대량으로 사용되는 화석 연료 중 석탄은 획득한 에너지 단위 당 가장 많은 양의 대기오염 물질을 방출하는데, 이산화탄소, 이산화황, 독성 중금속류 및 미세입자가 포함된다. 석유는 석탄보다 다소 적은 미립자를 방출하지만, 연료로 연소 되면서 질소산화물이 방출되어 오존 형성과 산성비에 기여한다.

탄소-수소 결합을 포함하는 화석연료, 드라이클리닝액, 유성페인트, 향수 등과 같은 오염 화합물을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이라고 한다. 침엽수에서 방출되는 VOC처럼 VOC는 반드시 위험한 화합물은 아니다. 그러나 대기 중에서 광화학 산화제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유해할 가능성이 있다. 잔디 깎는 기계나 오토바이 등 소형 엔진, 배기 시스템을 통해 미연소되어 배출되는 VOC는 악명이 높다. 가장 우려되는 유기 입자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이다. 가장 자주 인용되는 PAH 화합물은 벤조피렌이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이 외에 나프탈렌, 페난트렌 등 16가지 PAH 화합물을 위험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석탄로 굴뚝 가스에는 입방미터부피 당 1㎎ 이상 PAH 화합물이 포함될 수 있으며, 담배 연기에는 0.1㎎의 PAH 화합물이 포함되어 있다. 국제암연구소에서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비흡연자의 폐암 사례 중 70%가 대기오염 영향 때문이라고 한다.

화석 연료의 연소로 생성되는 미세먼지는 ‘그을음 입자’ 또는 ‘에어로졸’이라고도 한다. 미세먼지는 도로 먼지와 노천 광산이나 암석 파쇄 작업에서도 있다. 화산, 산물, 먼지폭풍은 미세먼지의 주요 자연적 원인이다. 미세먼지는 호흡기를 통해 흡입되면서, 비교적 큰 입자는 비강과 인두에서 걸러질 수 있지만, 크기가 2.5 마이크로미터(PM 2.5) 미만의 매우 작은 입자는 폐포 속 혈관이나 림프계로 침투하여 심장 및 폐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을 포함한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키게 된다. 연소 과정에서 생성되는 미세입자는 그 표면에 PAH 등 수십 가지 화합물이 도포되어 있어서, 폐암의 원인이 되고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이로 인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적으로 매년 약 420만명이 조기 사망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납과 수은은 미량 금속으로 화석 연료 중에 존재하며, 중추신경 독소 물질이다. 특히 어린아이의 경우 매우 조심해야 한다.

최근 유럽에서는 탈원전 정책이 비판받고 있다. 첨단 기술 산업에 소요되는 막대한 에너지로 원자력과 화석에너지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도 또다시 화석 연료에 의한 기후변화를 부정하면서 파리기후협정 탈퇴와 더불어 화석 연료 사용을 재천명하였다. 소위 선진국들의 에너지 정책이 지구 환경을 뒷걸음치게 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 발전(산업혁명, 원자탄, 인공지능)은 오히려 지구 생명줄을 죄고 있는 것이다.

힘의 논리에 의한 전쟁만이 해결책으로 주어진 국가나 인류 사회에서, 국가 이익 우선이라는 진리 앞에선 어떤 주장도 통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행여 진행되고 있는 첨단기술이 더욱 발전하여 지구 환경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날을 기대해 본다.

허황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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