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rump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이후인 지난해 12월, ‘tariff(관세)’를 “영어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언급하며 본격적인 관세 정책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후 이어지고 있는 ‘관세 전쟁’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더욱 커지고 있다.
오늘은 관세 또는 세금과 관련해 사용되는 영어 단어들의 기원과 의미 차이를 살펴본다. 영어 신문이나 인터넷 기사에서 관세를 언급할 때 자주 등장하는 단어로는 tariff, levy, duty, tax가 있다.
tax와 ‘duty-free shop’에 나타나는 duty는 비교적 익숙하지만, tariff와 levy는 상대적으로 낯선 단어들이다.
먼저 tariff는 아랍어 ta’rifah에서 유래하여 아랍 국가들과 무역을 하던 스페인에서 tarifa로 사용되었고, 이후 중세 프랑스어 tariffe, 15세기경 영어에서 tariff로 정착되었다. 처음에는 상품 목록이나 가격표를 뜻했지만, 무역에서 사용되면서 상품에 부과하는 요율표 또는 관세표로 의미가 확장되었고, 더 나아가 관세 자체를 의미하는 단어가 되었다.
levy는 라틴어 levare를 어원으로 하며, 중세 프랑스어 levee에서는 세금이나 군대를 징집하는 행위를 뜻하게 되었다. 이후 영어로 유입되어 현재는 ‘징세’ ‘징집’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duty는 ‘빚’ ‘채무’를 뜻하는 라틴어 debitum에서 출발해 고대 프랑스어 deuete, 중세 영어 dute를 거쳐 현대 영어 duty로 변화했다. 본래는 채무 개념에서 시작됐지만, 점차 ‘세금을 납부할 의무’라는 의미로 확장되며, 오늘날에는 ‘의무’ 또는 ‘관세’의 의미로 널리 쓰인다.
tax는 ‘평가하다’는 의미의 라틴어 taxare에서 유래했으며, 고대 프랑스어 taxer, 중세 영어 tax를 거치며 ‘세금을 부과하다’는 의미로 확장되었다. 현재는 세금 전반을 포괄하는 일반적인 용어로 쓰인다.
한편, 영국 영사관은 2004년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102개 국가의 4만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가장 아름다운 영어 단어로 선정된 단어는 바로 ‘mother’였다.
심민수 울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